" 아무 ㅡ " 라는 단어보다 깊이 있고 철학적인 단어는 전무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아무는 전부(아무나ㅡ)이면서 동시에 전무(아무도ㅡ)를 동시에 아우르는 영역을 포괄한다. 아무 다음에 오는 조사( ㅡ 나, ㅡ 도, ㅡ리, ㅡ려나.....)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아무는 표변한다. 체언의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조사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연출을 하는 것이 영락없이 인간의 모습을 닮았다. 인간도 마찬가지 아닐까 ? " 아무 " 라는 단어가 철학적이라면 " 쓸모 " 라는 단어는 인간적이다.
쓸모를 대체할 수 있는 비슷한말은 많다. 용도의 의미도 있고, 쓸데, 쓰임새, 실용, 소용, 기능, 가치, 값이라는 낱말로도 어느 정도 대체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 어떤 단어로도 쓸모를 완벽하게 대리할 수는 없다. 쓸모는 가치나 값이라는 물질주의적 잣대와는 또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 쓸모 " 의 반대말은 하나도 없다. 이종미 에세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