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제는 PC가 아니다. PC를 내건 작품을 못 만드는 게 결정적인 문제다. PC가 애초에 쉬운 의제였으면 이렇게 난리가 나지도 않았을 거다. 그만큼 설득이 어렵고 위상이 취약한 의제를, 가뜩이나 작품 못 만들어서 방패막이까지 세우는 것이 문제다.  그럼 잘 만든 기준이란 게 뭐냐. 물론 그 기준이란 것도 변화하고, 과거와 현재의 기준 역시 PC와는 동떨어진 어떤 오래된 편견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좀 복잡해진다. 흑인 동양인 성소수자 묻은 걸로 저리 난리를 치는 게 곧 그 편견의 증명 아니냐, 그럴 수 있다. 관객과 평단의 미감 역시 어떤 타파해나갈 구조적인 조형의 결과물 아니냐, 그 또한 그럴 수 있다.  그럼 그걸 어떻게 바꿔나가야 되냐, 소위 PC묻은 아무 작품이라도 내는 게 다 의미가 있느냐, 그게 또 그렇지는 않다는 게 문제다. 젠더 구조 까는 모든 발언이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이 바로 랟펨의 정치다. 그게 아니라 중요한 문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