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로 향하는 길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02/23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나는 퇴근만을 기다린다. 출근 도장을 찍는 그 순간부터 아니 아침에 눈을 뜨는 그 시점부터 오직 퇴근, 그것만을 갈망한다. 몸만 사무실 책상에 붙어 있을 뿐 머릿속은 온통 퇴근 생각뿐이다.
 
  퇴근을 하면 오늘 하루도 잘 갔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집에 돌아오면 잔뜩 긴장했던 몸이 스르르 이완되고 마음도 한결 느슨해진다. 소소한 일들이 나를 반기긴 하지만 일단은 접어둔 채 최선을 다해 몸을 소파에 깊이 심는다.
 
  가만히 눈을 감고 소파 쿠션 저 아래로 더 깊이 뿌리내려본다. 종일 사람들과 업무에 시달리느라, '나'이지만 '온전한 나'는 아니었던 모습들을 훌훌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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