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완성된 '자서전' 트릴로지, 그리고... (8)

박철현
박철현 인증된 계정 · 끊임없이 묻는 사람
2023/04/19
지난 3월말 가족들과 함께 오래간만에 마산 고향집에 갔었다. (박철현)


6년동안 매일 2천자 이상 쓰게 된 이유 (1)
오직 돈 때문에 쓰기 시작했다 (2)
어느 날 도착한, 책 내보자는 메신저 (3)
책계약을 하긴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4)
열흘동안 10만자 쓰기 (5)
단행본은 편집자를 잘 만나야 한다 (6)
내 책은 내가 판다 (7)

7화에서 말했듯 세번째 책 <이렇게 살아도 돼> 계약은 그야말로 얼떨결에 이뤄졌다. 페친 오프 모임하러 간 자리, 그것도 지금 바로 눈 앞에 삼겹살이 구워지고 소맥이 만들어지고 있는 술자리라는 상황도 웃겼지만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볼 시간도 없었다. 뭐, 이건 괜찮다. 얼굴 처음 봤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확고한 신뢰관계가 맺어져 있었고, 또 동갑내기란 점도 작용했으니까. 그는, 무엇보다 글 천천히 써도 된다고 말했다. 글쓰는 사람에게 편집자의 이런 말은 엄청난 힘이 된다.

그나저나 계약서에 도장이 아닌, 싸인을 해도 된다는 말이 어찌나 그리 신선하게 들리던지...

일본에서 거의 20년을 살다보면 도장 문화가 디폴트화 된다. 하물며 책 출간에 관한 중요한 계약서다. 그런데 싸인을 해도 된다고 한다. 물론 이건 일본이 글로벌 기준에 한참이나 뒤쳐진 것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이렇게 대충 싸인해도 되는 건가? 라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던 건 확실하다. 다시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겠지만, 아무튼 이 페북 오프모임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

후일(이라고 해봤자 2019년 9월이지만) 출간된 내 데뷔 소설 <화이트리스트 - 파국의 날>을 냈던 파란미디어 박대일 사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었다. 솔직히 그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검정색 선글라스 끼고, 세컨드 백을 들고 왔는데  말수도 적을 뿐더러 인상 자체가 완전 그 쪽 세계 느낌이 물씬 났었다. 정말 처음엔 조폭인가 했었다. 대화도 사실 거의 나누지 못했는데, 역시 사람은 인상으로 판단해선 안된다는...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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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칼럼니스트.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쓴다는 것>을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본업은 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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