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 돈을 고민하다
2023/03/03
도시락 사건
얼마 전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서 나오는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는 점원의 말이 문득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내가 쌀과 수많은 야채를 농사짓지 않고, 소,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키우지 않으며, 이러한 식재료들이 맛있어지도록 요리를 연구하지 않고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인데, 나는 왜 감사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가 감사하지 않아도 이 사람들이 알아서 감사하다고 해주기 때문에? 내가 소비자라는 당연히 감사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당연했던 모든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방파리 학살사건
관련해서 사소하지만, 나에게는 기념비적이었던 사건을 언급해볼까 한다. 예전 살던 원룸 화장실은 습기가 많고, 하수가 깔끔하지 못하여, 물 빠지는 곳에서 나방파리가 한두 마리 올라와 있곤 하였다. 같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 보이는 족족 죽이곤 했었는데, 얘네들은 너무 쉽게 잡히더라. 인터넷을 찾아보니 회피력 0에 물 저항력 100의 생명체로 이미 유명했다.
어느 날 샤워 중 나방파리가 보이길래 물을 뿌렸는데, 얘가 살려고 아둥바둥하며 숨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얘네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랴. 그냥 태어나서 살다 보니 이곳에 살게 된 친구들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나방파리를 방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1~2마리가 보였는데, 얘네들이 번식하더니 이제는 들어가면 10마리 이상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처음엔 안쓰럽고 귀엽던 나방파리들이 무섭고 징그럽게 느...
얼마 전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서 나오는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는 점원의 말이 문득 이상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내가 쌀과 수많은 야채를 농사짓지 않고, 소,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키우지 않으며, 이러한 식재료들이 맛있어지도록 요리를 연구하지 않고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인데, 나는 왜 감사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가 감사하지 않아도 이 사람들이 알아서 감사하다고 해주기 때문에? 내가 소비자라는 당연히 감사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당연했던 모든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방파리 학살사건
관련해서 사소하지만, 나에게는 기념비적이었던 사건을 언급해볼까 한다. 예전 살던 원룸 화장실은 습기가 많고, 하수가 깔끔하지 못하여, 물 빠지는 곳에서 나방파리가 한두 마리 올라와 있곤 하였다. 같이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 보이는 족족 죽이곤 했었는데, 얘네들은 너무 쉽게 잡히더라. 인터넷을 찾아보니 회피력 0에 물 저항력 100의 생명체로 이미 유명했다.
어느 날 샤워 중 나방파리가 보이길래 물을 뿌렸는데, 얘가 살려고 아둥바둥하며 숨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얘네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랴. 그냥 태어나서 살다 보니 이곳에 살게 된 친구들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나방파리를 방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1~2마리가 보였는데, 얘네들이 번식하더니 이제는 들어가면 10마리 이상 눈에 띄기 시작했다. 처음엔 안쓰럽고 귀엽던 나방파리들이 무섭고 징그럽게 느...
[합평]
나방파리 학살 사건이 몬스님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고, 그것이 돈이라는 주제의 글감으로 쓰인 것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합평에 앞서 ‘나방파리’를 검색하고 한참을 빠져서 읽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서 창을 닫아버렸어요. 계면활성제가 닿으면 바로 녹아버린다고 하네요.(아래 빅맥쎄트님 저와 성향이 비슷한? ;;;;)
예전에 방사 유정란을 생산하는 포천의 한 농장에서 계약을 하고 계란을 받아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었고, 동물복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닭들은 옥수수 사료가 아닌 건초와 모이를 먹고 넓은 우리에서 뛰어다니는 곳이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쌌고, 6회분의 가격을 미리 선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실제로 계란은 날 것으로 먹어도 전혀 비리지 않았습니다. 1년에 한 번은 늙은 닭을 잡아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마늘이나 향신료를 넣지 않고 백숙을 만들어도 기름이나 냄새가 없었습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지만 그 농장 사장님 같은 분들이 없다면 제가 어디서 그런 계란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 백만원을 주어도 닭을 키우는 사람, 벼농사를 짓는 사람, 사과를 키우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먹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몬스님께서 도시락 가게에서 얻은 통찰에 매우 공감을 했습니다. 도시락 가게에서 시작된 ‘감사’를 통해 돈의 순수한 의미를 찾아가는 글을 읽으며 한 편의 동화를 읽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나방파리와 지주 이야기까지 묘하게 잘 어울렸고요.
소설을 기대하지 않기로 했는데 기대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몬스
[합평]
나방파리의 입장에서는 [대학살 사건]으로 인해 몬스님을 '싸이코패스'로 여기며 몹시 두려워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나방파리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 서식한다는 점과 호흡기 질환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인간(몬쓰)과 나방파리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파리처럼 윙윙 큰 소리를 내거나 사람 몸에 붙거나 모기처럼 사람 피를 빨거나 병을 옮기는 것도 없기에 일반적인 의미에서 해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사체의 조각이 공기에 섞여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나방파리 자체는 위에 적은 대로 사람에게 본격적인 피해를 끼치는 건 별로 없지만
서식지가 주로 욕실, 화장실인지라 옷을 벗고 몸을 씻는 장소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절대로 유쾌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해충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성충이 하수구에 알을 낳은 게 부화하면 새까만 구더기 같은 작은 유충이 욕실 바닥, 벽, 천장을 기어다니게 되는데 가히 시각테러가 따로 없다. 샤워 도중 목욕타월에서 유충이 기어나오거나, 벗은 몸 위로 천장에서 떨어져내리거나 할 수 있다.
최악의 테러는 큰 일 보러 왔는데 변기 안쪽에 얌전히 자리잡고 앉아 있는 경우다. 나방파리 유충이 보이면 조금 급하더라도 앉기 전에 물 한번 내리는 것이 좋다. -나무위키
++++++
도시락사건과 나방파리 대학살에서 연결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몬스님의 시선을 보면서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나 혼자 잘되고 내 배를 더 채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보였어요. 평소 몬스님이 글에서 드러나는 방향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상황을 네트워크화 시켜서 이들을 상관 관계를 분석하고, 어떻게든 다 같이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하려는 그런 모습들.
안타까운 것은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냉정하고 인간적인 아름다움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져 가고,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며 최소한의 급여로 살아가는 모습은 앞으로 더욱 분명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사람들의 마음과 고민이 쌓여가서, 그것들이 하나의 '실체'가 될 수 있을 정도의 형체가 갖추어진다면, 조금은 더 '인간미 나는 자본주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덧) 제가 이해를 잘못한 건지.. 나방파리의 물에 대한 저항력은 100이 아니고 0이 맞는게 아닌가.. (물에 약하다고 이해했습니다)
나는 요리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도 음식을 먹어서 감사하고, 가게 주인은 재고를 남겨 손해를 떠안는 대신 음식을 팔고 돈을 받아서 감사한 관계를 우리는 완벽한 상생의 관계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방파리로 표현한 다양한 관계에서도 상생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
https://alook.so/posts/1RtMRXw
@몬스 [합평]한 편의 잘 짜여진 엽편소설을 읽은 것 같아요. 저는 어제 스윽 에세이로 읽었다가 합평을 잠시 미뤘어요. 다시 오늘은 소설이려니 읽었어요. 몬스님이 어쩌면 어디서 수업을 들으시는 건지, 에세이로도 옆편소설로도 구성이 단단한 완성도 높은 작품입니다. 앞부분을 뒤에서 다시 환기시키며 독자의 기억을 소환하는 장치(?)도 얄미울정도였어요. 레몬 한 방울 입 속에 넣고 침을 흘리고 있는 기분이에요. 번개같이 휙 지나가버려서 제가 잡을 수 없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운 아이디어가 목구멍을 자꾸 간질입니다. 몬스님의 닉넴이 얼룩소에 있는 한 이 강렬한 느낌은 기억할 수 있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돈은 마음의 편리한 표현수단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나방파리가 돈이 됐다면 어땠을까요.
한마리 100만원씩 준다면 공생은 물론 신났겠지요.
[합평]
몬스님의 나방파리와 A가 왜 저한테는 얼룩소 얘기로 들리는지요.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 와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 보상을 주는데 왜 불평불만이 많은건지... 꼭 얼룩소를 보는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그러다 얼룩소에서 골치 아파 다 쫒아내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런 공간에 대한 감사는 잊고 우리는 너무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 아닌지 문득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서로 감사하면 이 공생관계는 오랜동안 유지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이 너무 옆길로 샜다면 용서하소서.
나방파리와 도시락으로 이어지는 돈과의 연결고리를 순수한 의미의 감사로 풀어 주신, 신묘한 발상에 놀라움과 존경을 한꺼번에 보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합평]
서두에 등장했던 나방파리 이야기는 돈을 둘러싼 네트워크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생각 이야기가 나올 거라 예상했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네요. 역시 네트워크 전문가 몬스 님이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에 대해 때로는 긍정적인,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두 가지 감정을 오롯이 잘 설명해주신 이번 글에서 드러나듯 말이에요.
[돈]과 [감사]의 마음에 대해 소개해주신 몬스 님께 [감사]드립니다.
[합평]
연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변화해 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절묘하다고나 할까요. 일상에서 마주한 한 작은 순간의 통찰에서부터 시작해,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졌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기념비적이었던 사건을 거쳐, 돈에 대한 자신의 왜곡된 마음을 들여다보기까지. 글쓴이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 동시에 얼마나 세상을 거시적이며 분석적인 시점으로 내려다보고 있는지가 글에 잘 드러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척 매력 있었어요.
타인은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상하게 구구절절 이해가 가서 비슷한 결의 사람인 걸까, 아니면 글로 잘 전달해주셨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어찌 보면 에세이를 쓰기에 무척 탁월한 감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닐까 싶어요. 작은 것에서부터 큰 깨달음을 얻는 통찰력을 태생적으로 갖고 계신 분 같아서요.
그런 감각이 결국 몬스님이 자신도 모르게 소설을 쓰게 한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 번째 글인데, 묘하게 첫 번째 두 번째 글과도 연결이 되면서 글쓴이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됐습니다. 저도 돈에 대해 좀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제 자신을 돌아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청자몽님, 썼던 소설도 나방파리를 소재로 썼지만, 위처럼 동화? 형식은 아니었어요..ㅎㅎ
익숙한 것들을 사면서 고맙다는 생각을 일일이 하지 않는게 보통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문득 왜 상대방은 고맙다고 하는데 난 고마워 하지 않았는지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청자몽님이 무미건조하시다기 보다는 우리 모두 거래에 익숙해진 삶이기에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일이 고마워하다가는 하루가 모자랄테니 말이죠..ㅎㅎ
볕이 좋으면 별 거 없어도 기분이 참 좋죠. 꼼꼼히 읽어주시고 피드백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콩나무사탕님, 이런 이상한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비범하다기 보단 이상한데 꽂히는 타입인 것 같아요. 댓글 정말 감사드려요!
나방파리 학살 ㅎㅎ 몬스님의 엉뚱(?)하지만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 주변인들의 이상한 시선은 ㅎㅎ 원래 비범한 인물들은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청자몽님, 썼던 소설도 나방파리를 소재로 썼지만, 위처럼 동화? 형식은 아니었어요..ㅎㅎ
익숙한 것들을 사면서 고맙다는 생각을 일일이 하지 않는게 보통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문득 왜 상대방은 고맙다고 하는데 난 고마워 하지 않았는지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요. 청자몽님이 무미건조하시다기 보다는 우리 모두 거래에 익숙해진 삶이기에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일일이 고마워하다가는 하루가 모자랄테니 말이죠..ㅎㅎ
볕이 좋으면 별 거 없어도 기분이 참 좋죠. 꼼꼼히 읽어주시고 피드백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콩나무사탕님, 이런 이상한 고민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비범하다기 보단 이상한데 꽂히는 타입인 것 같아요. 댓글 정말 감사드려요!
[합평]
연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변화해 가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절묘하다고나 할까요. 일상에서 마주한 한 작은 순간의 통찰에서부터 시작해, 이상한 사람으로 비춰졌지만 자신에게는 너무나 기념비적이었던 사건을 거쳐, 돈에 대한 자신의 왜곡된 마음을 들여다보기까지. 글쓴이가 얼마나 섬세한 사람인지, 동시에 얼마나 세상을 거시적이며 분석적인 시점으로 내려다보고 있는지가 글에 잘 드러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척 매력 있었어요.
타인은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상하게 구구절절 이해가 가서 비슷한 결의 사람인 걸까, 아니면 글로 잘 전달해주셨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어찌 보면 에세이를 쓰기에 무척 탁월한 감각을 갖고 계신 게 아닐까 싶어요. 작은 것에서부터 큰 깨달음을 얻는 통찰력을 태생적으로 갖고 계신 분 같아서요.
그런 감각이 결국 몬스님이 자신도 모르게 소설을 쓰게 한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세 번째 글인데, 묘하게 첫 번째 두 번째 글과도 연결이 되면서 글쓴이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됐습니다. 저도 돈에 대해 좀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제 자신을 돌아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나방파리 학살 ㅎㅎ 몬스님의 엉뚱(?)하지만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 주변인들의 이상한 시선은 ㅎㅎ 원래 비범한 인물들은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몬스님! 글 잘 읽었어요. 이야기 속 이야기('소설')도 액자 속 이야기라고 해야할까요. 특이한 구성인데, 그 소설에 큰 뜻이 숨어있구나 싶었어요. 혹시 쓰고 계시다는 소설이 이런 모양새인가요?! 그러면 굉장할거 같은데요!!! 멋지다. 멋진대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비슷한 느낌일듯. (제가 아는 어른동화가;; 몇개 없어서 ㅠ. 제대로 말한건진 모르겠지만..)
...
도시락 사면서 고맙다는 생각은; 저도 못해봤어요 ㅠ. 내가 하나 들고 갔으니, 재고처리 고민 덜어줘서 고마우시겠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ㅜ. 제가 너무 건조한 인간인듯요.
...
나방은, 쬐그만 나방에 관련된 얘기는.. 제 얘기 쓰신 줄 ㅠ 알았어요. 악마 ㅠㅠㅠ 악당으로 보였을려나요. 어린 시절 살던 집엔 나방? 작은 벌레 있어서, 저도 그랬었거든요. 냅두다가 개체들 많아지면 ㅜ. 뜨끔했어요.
...
굉장히 구성이 특이하고 신선했습니다.
잘 읽었어요. 아.. 에세이는 조금 친한 분야라, 반가웠습니다. 선좋아요, 후댓글을 달아요.
3월 되니 볕이 참 좋네요. 서울은 ^^. 계신 곳은 어떤지요? 좋은 주말 되세요.
[합평]
나방파리 학살 사건이 몬스님께 기념비적인 사건이었고, 그것이 돈이라는 주제의 글감으로 쓰인 것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합평에 앞서 ‘나방파리’를 검색하고 한참을 빠져서 읽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서 창을 닫아버렸어요. 계면활성제가 닿으면 바로 녹아버린다고 하네요.(아래 빅맥쎄트님 저와 성향이 비슷한? ;;;;)
예전에 방사 유정란을 생산하는 포천의 한 농장에서 계약을 하고 계란을 받아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었고, 동물복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닭들은 옥수수 사료가 아닌 건초와 모이를 먹고 넓은 우리에서 뛰어다니는 곳이었습니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비쌌고, 6회분의 가격을 미리 선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실제로 계란은 날 것으로 먹어도 전혀 비리지 않았습니다. 1년에 한 번은 늙은 닭을 잡아 택배로 보내주셨는데 마늘이나 향신료를 넣지 않고 백숙을 만들어도 기름이나 냄새가 없었습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었지만 그 농장 사장님 같은 분들이 없다면 제가 어디서 그런 계란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 백만원을 주어도 닭을 키우는 사람, 벼농사를 짓는 사람, 사과를 키우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먹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몬스님께서 도시락 가게에서 얻은 통찰에 매우 공감을 했습니다. 도시락 가게에서 시작된 ‘감사’를 통해 돈의 순수한 의미를 찾아가는 글을 읽으며 한 편의 동화를 읽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나방파리와 지주 이야기까지 묘하게 잘 어울렸고요.
소설을 기대하지 않기로 했는데 기대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합평]
몬스님의 나방파리와 A가 왜 저한테는 얼룩소 얘기로 들리는지요.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스스로 찾아 와 자기 마음대로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 보상을 주는데 왜 불평불만이 많은건지... 꼭 얼룩소를 보는 것 같아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그러다 얼룩소에서 골치 아파 다 쫒아내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런 공간에 대한 감사는 잊고 우리는 너무 내 입장만 생각하는 것 아닌지 문득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서로 감사하면 이 공생관계는 오랜동안 유지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이 너무 옆길로 샜다면 용서하소서.
나방파리와 도시락으로 이어지는 돈과의 연결고리를 순수한 의미의 감사로 풀어 주신, 신묘한 발상에 놀라움과 존경을 한꺼번에 보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합평]
서두에 등장했던 나방파리 이야기는 돈을 둘러싼 네트워크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생각 이야기가 나올 거라 예상했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네요. 역시 네트워크 전문가 몬스 님이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에 대해 때로는 긍정적인,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두 가지 감정을 오롯이 잘 설명해주신 이번 글에서 드러나듯 말이에요.
[돈]과 [감사]의 마음에 대해 소개해주신 몬스 님께 [감사]드립니다.
@몬스
[합평]
나방파리의 입장에서는 [대학살 사건]으로 인해 몬스님을 '싸이코패스'로 여기며 몹시 두려워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글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나방파리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비위생적인 장소에서 서식한다는 점과 호흡기 질환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인간(몬쓰)과 나방파리는 결코 공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파리처럼 윙윙 큰 소리를 내거나 사람 몸에 붙거나 모기처럼 사람 피를 빨거나 병을 옮기는 것도 없기에 일반적인 의미에서 해충이라고 할 수 없지만 사체의 조각이 공기에 섞여 호흡기로 들어갈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나방파리 자체는 위에 적은 대로 사람에게 본격적인 피해를 끼치는 건 별로 없지만
서식지가 주로 욕실, 화장실인지라 옷을 벗고 몸을 씻는 장소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절대로 유쾌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해충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성충이 하수구에 알을 낳은 게 부화하면 새까만 구더기 같은 작은 유충이 욕실 바닥, 벽, 천장을 기어다니게 되는데 가히 시각테러가 따로 없다. 샤워 도중 목욕타월에서 유충이 기어나오거나, 벗은 몸 위로 천장에서 떨어져내리거나 할 수 있다.
최악의 테러는 큰 일 보러 왔는데 변기 안쪽에 얌전히 자리잡고 앉아 있는 경우다. 나방파리 유충이 보이면 조금 급하더라도 앉기 전에 물 한번 내리는 것이 좋다. -나무위키
++++++
도시락사건과 나방파리 대학살에서 연결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몬스님의 시선을 보면서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나 혼자 잘되고 내 배를 더 채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보였어요. 평소 몬스님이 글에서 드러나는 방향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상황을 네트워크화 시켜서 이들을 상관 관계를 분석하고, 어떻게든 다 같이 좋은 방향으로 가게 하려는 그런 모습들.
안타까운 것은 자본주의라는 체제는 냉정하고 인간적인 아름다움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해져 가고,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며 최소한의 급여로 살아가는 모습은 앞으로 더욱 분명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사람들의 마음과 고민이 쌓여가서, 그것들이 하나의 '실체'가 될 수 있을 정도의 형체가 갖추어진다면, 조금은 더 '인간미 나는 자본주의'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덧) 제가 이해를 잘못한 건지.. 나방파리의 물에 대한 저항력은 100이 아니고 0이 맞는게 아닌가.. (물에 약하다고 이해했습니다)
나는 요리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도 음식을 먹어서 감사하고, 가게 주인은 재고를 남겨 손해를 떠안는 대신 음식을 팔고 돈을 받아서 감사한 관계를 우리는 완벽한 상생의 관계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방파리로 표현한 다양한 관계에서도 상생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길 소망한다.
https://alook.so/posts/1RtMRXw
@몬스 [합평]한 편의 잘 짜여진 엽편소설을 읽은 것 같아요. 저는 어제 스윽 에세이로 읽었다가 합평을 잠시 미뤘어요. 다시 오늘은 소설이려니 읽었어요. 몬스님이 어쩌면 어디서 수업을 들으시는 건지, 에세이로도 옆편소설로도 구성이 단단한 완성도 높은 작품입니다. 앞부분을 뒤에서 다시 환기시키며 독자의 기억을 소환하는 장치(?)도 얄미울정도였어요. 레몬 한 방울 입 속에 넣고 침을 흘리고 있는 기분이에요. 번개같이 휙 지나가버려서 제가 잡을 수 없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운 아이디어가 목구멍을 자꾸 간질입니다. 몬스님의 닉넴이 얼룩소에 있는 한 이 강렬한 느낌은 기억할 수 있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