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나는 아프며 살아갈 겁니다

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2/06/09
나의 몸은 아주 건강한 사람에 비하자면 몹쓸 몸이고, 장애나 큰 질병을 가진 사람에 비하자면 몹시 탐나는 건강한 몸이다. 이렇듯 우리는 어디에 비교하는냐에 따라 다른 상태로 살아간다.

이미 기억을 가질 무렵부터 나는 거의 늘 아팠다. 미취학 아동일 시절에도 집의 풍경보다 엄마 등에 업혀 동네 소아과를 오가던 기억과 소아과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졸다 깨던 기억이 훨씬 더 많다. 폐렴, 백일해 등을 앓았던 기억이 있다. 

백일해(百日咳): 경련성의 기침을 일으키는 어린이의 급성 전염병. 3~6세의 어린이들이 잘 걸리며 특히 겨울부터 봄에 걸쳐 유행하는 전염성이 강한 병으로, 병에 걸리면 경과가 백 일 가까이 걸린다. - 네이버 어학사전에서 발췌

거의 매일 무언가 약을 먹었다. 아파서 먹던, 안 아프려고 먹는 보약이던. 꽤 건강해지게 된 계기가 있다. 4학년이 되도록 20kg이 안 나가는 나를 보시곤, 4학년 담임선생님이 엄마에게 수영을 권유한 것. 수영을 하면서 2년 동안 20센티가 넘게 크며 어느 정도 아픈 시절의 나에게서는 벗어났다.

하지만 그 무렵에도 순차적으로 온갖 질환들로 고민했던 기억이 내 머릿속에 있다. 항시 배가 많이 아팠는데 그게 고픈 걸까 아픈 걸까에서부터, 나의 고통은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한 강도의 고통일까 등의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10살부터 20년가량은 젊은 혈기(?)에 어울리게 건강하게 몸을 막 쓰며 살았다. 이런저런 약에서도 가장 많이 벗어난 시기였다. 그럼에도 중간중간 병원은 다녔다. 아주 심한 건선이 생기기도 했고, 피부가 잘 곪아서 병원도 다녔으며, 먹은 항생제가 문제가 되어 장미색 비강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건선은 결국 지속적인 알러지로 내 몸에 자리 잡았다. 감기 정도는 늘상 달고 살았다.


기본적으로 약한 몸을 타고났다. 내 몸이 이러하다 보니, 엄마의 몸, 아빠의 몸 등 가족력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아마도 나는 뇌나 심질환에 걸릴 것이며, 나이가 들면 천식도 생길 것이다. 가족력이 보여주는 가능성이 너무나 크며, 천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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