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순간들.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10/13
목 주위가 스산하게 느껴졌던 날과 달리 오늘은 반팔을 입고 걸어도 괜찮은 날씨였다. 집 주위를 거닐다가 내친김에 공원까지 걸어갔다. 주말의 주차장은 늘 꽉 차 있고 차 걱정까지 할 필요 없는 나는 주차장 사이를 조심 조심 걸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늘하늘 산책길에 수놓은 꽃들이 생생한 느낌보다는 색이 바래졌거나 잎들이 숭숭 떨어져 있었다. 열매가 맺힌 모습도 보이고 늘 그 자리에 있던 나무들은 완전히 가을색으로 물들기도 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호수의 물결을 바라보노라면 온종일 몰두했던 잡념들이 다 사라지고 온통 찡그려 댔던 얼굴이 어느새 쫘악 펴지면서 나의 영혼도 물결을 따라 어디론가 빨려가는 느낌이다. 
총총 걸어가는 강아지들의 발걸음도 기분 좋고, 아주머니들의  화통한 웃음도 너무 좋다. 나도 저렇게 시원하게 웃으며 공기 중에 내 시름들을 다 뱉어내고 싶어진다.

수지
수지
환하게 반달이 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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