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나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8/02
나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 볼땐 물론 좋아서 감탄하지만 그 좋은 것을 위해 올라가야하는 과정이 내겐 너무 힘겹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으로 등산이란 걸 해 본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 가자 하니 호기심 많은 나는 그게 어떤건가 싶어 무작정 따라나섰다. 등산이 어떤건지도 모르면서 겉멋이 들어 등산복을 사고 베낭을 사고 베레모도 샀다.
모든 준비는 완벽했다.

우리는 호기롭게 겨울산을 향해 출발했다.
그러나 고난은 너무  빠르게 찾아왔다.
친구들은 날다람쥐처럼 산을 올라 가는데 나는 도저히 걔들을 따라갈 수도 없고 보조를 맞출 수도 없었다.
내가 도착하면 쉬고 있던 친구들은 다시 출발을 하니 나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점점 지쳐만 갔다.
혼자 외톨이가 되어, 재미도 없고 힘만 드는게 등산이구나 두  번 다시 안간다.는 결심만 남긴 채 나의 첫번째 등산은 끝이났다.

두 번 다시 안가리라 했던 결심은 부모님으로 인해 깨어졌다.
그 때 모 방송국의 등산 프로그램에 우리 가족도 참가를 하게 된 것이었다.
장소는 주왕산.
산도 가파르게 않고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 중년이라 비로소 나와 보조가 맞았다.
가을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즐겁게 등산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는데 그때 누군가가 삶은 달걀을 돌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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