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    alooker
2023/09/03
맑은 가을 하늘이 보이지 않던 남쪽 어느 도시에서는, 
내리는 비를 맞으며 기다리던 친구가 와서 씌워준 우산에, 
서로 한쪽 어깨를 흠뻑 적시며 그 옛날 거닐던 거리를 함께 거닐며, 
젊은 날 함께 했던 추억의 돼지국밥집 작은 시골시장 프롤레타리아의 거리를 지나, 
차마 떼이지 않는 서울로 향한 한걸음 한걸음. 
어느새 도착한 지하철역에서 다시 운죽정으로 향해야하는 오랜 친구와 작별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이제 다시 돌봄의 험난한 현장을 예고함에도, 
선물같은 현실에 최선을 다했음을 알기에, 
무거워서 가벼운 발걸음 걸음걸음, 
아무렇게나, 헝클어진대로, 
늘어지는 발자국들을 빗물은 지웁니다.
어쩌면 빗물에 지워진 것은 추억도 아니고 미련도 아닐텐데, 그렇게 지워지는 아련한 감정들을 담담히 뒤로하는, 느리지만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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