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설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1/22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다.  남편이다.
왜요.  있는대로 퉁명하게 전화를 받는다.
잘 잤는가 싶어서.
짜증이 폭발한다. 
잘 자고 있는 사람을 왜 깨우고 난리래요?
시간이 몇 신데.
흘깃 시계를 보니 8시다.
나  새벽 3시에 잠든 사람이요.
알았어.  더  주무셔.
잠 다 깨워놓고 전화를 끊는다.

아프지 않는 한 가만 있질 못하고 뭔가를 해야 하는 사람이 졸지에 손을 다쳐 입원을 하고 있으니 심심하고 지루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 모양이다.

오전엔 나무 자르고 패서 땔감 좀 만들어 놓고 오후엔 오손도손(?) 만두를 빚자고 말해 둔 터다.
만두를 좀 만들어먹자 하길레  귀찮아서 죽어도 못 만들겠다 했더니 자기가 만두피 다 만들고 빚기도 할테니 나보곤 만두소나 만들라고 했다.
그러마  하고 만두소를 만들고 있는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빨리 병원엘 가야한다고 소리치는데 감싸 쥔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놀라서 압박붕대를 찾는데 안 보인다.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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