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때문에 눈시울도 뜨거운거야.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8/02
파란 하늘에 조각 같은 구름. 그림으로 그린 것마냥 뚜렷한 색을 드러내는 하늘을 눈에만 담아 놓기 아쉬운 날이다. 다니는 중간마다 하늘 사진을 남겨 놓으며, 기분 좋은 운전을 시작한다. 요즘은 멀리 나갈 일들이 연달아 생기는 중이다. 언제나 가던 곳만 다니던 아이가 장거리 운전을 하려니 어깨에 힘이 바짝 들고, 한시간쯤 지나갈 땐 핸들을 쥐고 있던 손에서 저릿한 감각이 느껴진다. 피곤하지만, 그래도 하늘이 예쁘니 위안을 삼자.

내리쬐는 햇빛에 달궈지는 공기는 에어컨의 찬 바람으로도 쉽게 식혀지지 않는다. 두 팔에는 어머니께서 주신, 정체를 알 수 없는 새인지 물고기인지. 무언가가 잔뜩 그려진 남색 토시를 끼고 얼음이 부딪치는 소리를 담은 텀블러로 더위를 몰아낸다. 다만, 반바지를 입지 말걸 하는 후회가 몰려오지만 말이다. 뜨끈하게 햇빛에 구워지는 허벅지는 짧은 생각의 대가다.

평화로를 타고 서귀포를 오다니는 길은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 시속 80km/h의 구간에서도 쉽게 주눅들지 않게 되었고,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차들을 보내며 여유를 즐기는 지경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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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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