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다수가 세상을 바꿀지도

2022/08/17
마취도 없이 이빨이 뽑힌다.
발이 묶인 채 거꾸로 매달려 목이 잘린다.
태어나자마자 젖 한번 물어보지 못하고 죽는다.
전기충격기를 사용했지만 기절하지 않아 산 채로 해체된다.

주어를 빼고 써본 문장이다. 주어 자리에 사람을 넣고 다시 읽어보면 마치 스릴러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이번에는 주어 자리에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를 넣어본다. 미간을 찌푸리고 혀를 차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얼마나 잔인한 인간이면 사랑스런 개나 고양이를 저렇게 다루느냐며 동물학대죄로 당장 신고할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해보자. 저런 일을 저질러 누군가 이를 알고 신고를 한다 해도 아무도 잡혀가지 않는다. 심지어 합법이다. 대체 어떤 나라에 그런 법이 있느냐고 삿대질이나 쌍욕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주어를 듣는다면 모두들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우리가 늘 식탁에서 마주하는 동물들이 바로 그 주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주어를 넣어 문장을 다시 써보자. 

새끼 돼지는 마취도 없이 이빨이 뽑힌다.
은 발이 묶인 채 거꾸로 매달려 목이 잘린다.
수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젖 한번 물어보지 못하고 죽는다.
는 전기충격기를 사용했지만 기절하지 않아 산 채로 해체된다.

소는 원래 이렇게 살아야 하지만, pixabay


농림축산식품부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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