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싫어하는 놈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20

여자는 늘 분주하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고 넓지도 않은 집 안을 온종일 돌아다닌다. 여자가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주방이다. 주방에서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살포시 눈을 뜨니 여자가 보이지 않는다. 관심 없는 척 어슬렁거리며 여자를 찾았다. 여자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렇다고 내가 스토커는 아니다. 찾았다. 창밖을 내다보니 마당에서 가위를 들고 뭔가를 하고 있다. 눈이 마주쳤다. 웃으며 내 이름을 부른다. 이름을 세 번쯤 불러야 한 번 대답을 해주었다.

“야옹”

밖에서 무슨 열매를 잔뜩 따와선 그걸로 또 씨름한다. 어딜 좀 앉거나 누워야 옆에 가서 만져달라 들이댈 텐데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 기분이 상해 소파를 벅벅 긁어 버렸다.

어린이들이 모두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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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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