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면 충분했다

펄케이
펄케이 · 경계에서 연결을 꿈꾸며 쓰는 사람
2022/10/26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 대학교 3학년이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 해는 금전적으로 참 많이 힘들었다. 평소에는 부모님이 자취방 비용을 지원해 주셨지만, 그때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지원 중단의 이유는 아빠가 22년 이상 근무하신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하게 되셨기 때문이었다. 

   말이 명예퇴직이지 사실상 권고사직이었다. IMF로 온 나라가 흔들리던 시기였다 보니 아빠 역시 무사하지 못했던 거다. 엄마는 이번 학기는 아르바이트를 하던지 어떻게 해서든 버텨보라는 연락을 하셨다. 솔직히 너무 막막했다. 내게 아르바이트 경험이라곤 중학교 3학년 때 3개월간 새벽마다 돌리던 신문배달 외에는 전무후무했다. 심지어 그 신문배달도 내가 못 일어나는 날은 아빠가 대신해 주고는 했었다. 

   문제는 교재값과 과제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교통비 그 외에도 최소한의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죽도 밥도 안될 것 같아서 대책을 세워보기로 했다. 아무리 졸라매도 월세와 공납금을 비롯하여 한 달에 최소한으로 나가야 할 돈이 필요했다. 이대로는 힘들었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글 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고자 한다
261
팔로워 94
팔로잉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