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를 좋아하던 아이
말빨이 좋다보니 말싸움을 하면 늘 이길 자신이 있었다. 감히 나를 말로 이기겠다고, 하는 마음이랄까. 말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건 말빨 따위 상관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은 건 처참하게 말싸움에서 진 이후였다. 좋아하는 친구와 오해가 쌓여 다툼이 벌어진 날, 나보다 평소 훨씬 말주변이 없던 친구는 나보다 더 내게 적극적으로 따져 물었다. 그때 깨달았다. 애정이 있는 사이에서의 모든 싸움은 결국 애정이 더 큰 사람이 진다는 것을. 친구와 나의 서로에 대한 애정을 크기로 비교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 다툼에서 확실히 깨닫고야 만다. 나의 애정이 더 컸음을. 나는 아무 반박도 하지 못하고 내내 눈물만 흘렸다.
시간이 많이 흘러 나는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 되었다. 삼 년만에 만난 한 친구는 내게 이전보다 조용하다는 말을 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