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추억속 노래, 어떤 향이 나나요?

미혜
미혜 · 반갑습니다.
2023/12/05
픽사베이
그 겨울의 유행가

열아홉 그 겨울, 나는 잿빛 박스 안에 갇혀 밤샘 노동을 하고 있었다. 눈앞의 기계가 빠른 속도로 HDD(보조기억장치)의 기본 틀을 조립해 내밀면, 나는 나머지 반을 조립해 완성된 제품들을 박스에 진열했다.

처음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웠던 과정들이 더 이상 사고의 도움 따윈 필요하지 않다는 듯 금세 손에 익어 있었다. 텅 빈 눈이 허공을 헤맬 때마저 기계의 일부가 된 듯, 반 기계가 된 손이 자동으로 전동을 움직여 제품을 완성하곤 했다. 그렇게 일이 손에 익어 가속도가 붙을수록 이상하게 더 편해져야 할 내 육신은 더 불편해졌다.

제품을 완성시키기 전, CD 한장마다 내 '사고' 몇 점으로 용량을 채워 닫고 있았던 것은 아닐까? 그런 게 아니었다면 왜 완성된 제품 박스들이 쌓일수록 나의 시각과 뇌의 용량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을까.

그렇게  밤새 수량을 더 많이 뺀 날은  눈 안이 텅- 비어 시선에 비친 모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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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글을 만나 여전히 서투르고 투박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본업과 여러 부업을 겸하며 뭐든 배우는 것에 큰 가치와 즐거움을 느끼고 경험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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