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죽었으면 됐어.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06
"꼬리뼈에 협착이 아주 심하대. 수술해야 된대서 지금 기다리고 있어"

며칠 전 부터 남편은 고질병인 허리가 또 말썽을 부려 인근 병원이며 한의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녔었다. 하지만 더 심해지기만 할 뿐이라며 소위 큰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가야겠다고  쏟아지는 눈발을 뚫고 길을 떠났다.
그리고 전화로 수술이란 놀라운 단어를 전해 온 것이다.
"수술을 오늘 당장해요? 날짜 잡고 입원하고 그래야 되는거 아냐?"
놀라서 묻는 내게 그제서야, 수술이라지만 그냥 뼈주사 맞는거야. 하고 말한다. 휴~ 놀랐잖아. 시술을 질못 말했나. 그냥 뼈주사라고 하면 될 걸 왜 수술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하는건지 뼈주사가 처음도 아닌데 왜 사람을 놀래키는지 알 수가 없다.
맞아. 이렇게 자기의 증상에 대해 약간 부풀려서 말하는 버릇이 남편한테 있었지.
그런 버릇은 아마도 너무 덤덤하고 표현에 인색한 시어머님 때문일 거라 생각이 든다. 남편은 8남매 중 6째다. 어디서 뭘 하는지 아무도 관심 가져주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시어머님은 걱정이니 쌀뜰함이니 그런 것과는 멀어도 한참 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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