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멈춤

나철여
나철여 · 철여라 부르고 할미라 읽는다^^
2024/08/15
해방이다.
살짝 두렵다.
일상에서 자리잡은 시ㆍ공간을 떠난다는건 새로운 용기가 필요하다.
글쓰기여행도 그렇다.
두고가는 일상의 루틴들이 깨질까봐 두렵다.

9월 인도여행은, 
방학이 끝난 시점인데 손주들 주 중 육아와 보호자의 일상에서 잠시 떠나는 여행은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사실 여행 떠나기전 설렘도 잠시, 내 자리를 대체해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남편의 세끼 식사와 혹 모를 일들에 대한 비상책들을 세워둬야 한다. 그래도 막상 떠나면 어떻게든 굴러갈 거라 별일 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준비할 게 끝이 없다.

불안 속에는 그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도 들어있을 게다.
이런 내 모습이 안쓰러운지 알아서 잘 할테니 걱정말고 대충 하라며 큰소리치는 남편이 더 안쓰럽다. 아직 손발저림이 심한 부작용으로 남아있어 뭐든 잘 놓치고 가끔  넘어지기도 한다. 딱 일주일만 무사하길 바라는 나의 이기심은 다시 용기라 고쳐 부른다.
그래도 고마운 남편이다. 살아줘서, 살아내서, 지금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이 눈물나게 용기를 돋워준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한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 김훈의 신작 <허송세월>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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