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힐듯한 메밀꽃밭의 감동(feat. 효석문화제)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0/13
 
 독서의 달 행사로 도서관에서 주관한 문화탐방에 당첨되어 평창 효석문화제에 다녀왔다. 얼굴도 모르는 지원자들과 하루를 함께 다닌다는 것이 내키지 않았는데 독서 모임 회원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도서관 주무관 두 분과 다독자(?)들을 태운 최고급(?) 24인승 버스가 평창으로 출발했다.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며 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 

출발 후 한 시간쯤 지나 오디오북으로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흘러나왔다. 너무 오랜만에 듣는 소설 속 이야기가 낯설었다. 하지만 동이와 허 생원, 김선달과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름만은 정겨웠다. 문학작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는커녕 빨간색, 파란색 볼펜으로 밑줄을 좍좍 그어가며 수업을 받던 시절, 우리를 비문학 소녀로 만들던 그 옛날의 교실에 앉아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세월이 변했지만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은 더욱 끔찍한 현실이다.
메밀꽃밭 (9월14일) ⓒ콩사탕나무


도착하자 소금을 뿌린 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이 우리를 반겼다.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포토존과 봉평 시장을 자유롭게 둘러보고 식사 후 정해진 시간에 모이기로 했다.

봉평장은 소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다.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때론 좌절하며, 꿈을 꾸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일장으로 2일과 7일에 열리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사라지고 관광객을 위한 주말장을 운영한다고 한다. 봉평장에 가면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충주집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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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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