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공주님?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8/15
파란 하늘에 몽실몽실 뭉쳐진 구름들, 그리고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에 피부가 따끔거린다. 한동안 일기예보를 노려보며 빨래를 해도 되나 고민을 했던 것이 옛일이 되어버렸다. 건너편 집 2층에서 멍멍이들이 잔뜩 짖어대는 모습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옥상에서 빨래를 넌다. 쟤네는 맨날 나만 보면 짖더라- 꽤 더운 날, 집으로 들어가 문명의 이기를 즐겨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무시한다.

어라, 평소라면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을 텐데 웬일로 어머니께서 먼저 전화가 오셨다. 기쁜 소식 알려줄까? 며칠간 피곤함에 젖어들었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꽤 밝았다. 아버지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온걸까.

"지금 5인실이잖아. 근데 오늘 다른 환자들 퇴원해서 병실에 두 명밖에 안 남았어. 남은 한 사람도 내일 1인실 간다더라."

현재 아버지 외에 남아있는 다른 분은 80대의 할아버지라고 한다. 식사도 넘기지 못해 링거를 통해 영양제를 맞고 계신데 섬망이 심해 1인실로 가 안정을 취할 예정이란다. 덕분에 어머니 아버지는 5인실이지만 마치 1인실이나 2인실같은 쾌적함을 느끼고 있다고.

그와 더불어 아버지의 식사량이 조금 더 늘었다는 소식을 전해 주신다. 처음에는 밥 두 숟가락을 넘기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반공기까지 식사량이 느셨단다. 물론 당뇨식인 반찬들이 너무 맛이 없어, 어머니께서 편의점에서 햄이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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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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