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하루이길...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2/06
남편이 오늘  퇴원했다.  17일 만이다.
차에서 내리는데 엄청 어색하다.  오래 된 부부라도 오랜만에 보면 어색한가. 
순간,  뭐라고 인사해야하나. 몇 개의 단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재빨리 고생이란 단어를 붙잡았다.
"고생했수"
" 아이구, 말도 마라. 죽을 뻔 했다"
남편의 죽을뻔 했다는 말은 아팠다는 얘기가 아니다.
원래도 남들과 함께 못 자는 체질인데 4인실에서 지내자니 오죽했겠나.  코들을 골아서 잠 못잔다는 하소연을 몇 번이나 했었다.
그 다음은 병원 밥이다.  입에도 안 맞고 맛도 없는 병원 밥을 17일이나 먹으려니 힘들었겠지.
예전처럼 밖으로도 못 나가고 음식 반입도 안되니 매점에서 컵라면이나 빵을 사먹는게 고작이었을테고.
그러나 정작 젤 견디지 못 하는 건 아마 병원에 갇혀 꼼짝도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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