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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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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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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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진정한 문화 전쟁인 이유

By 제이슨 파라고(Jason Farago)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 말살을 시도하면서, 우크라이나 문화 유산의 기반과 그 보존을 위한 투쟁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는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 소피아 대성당이 있다. 성당의 우뚝 솟은 바로크 금빛 제단 앞에는, 단 1제곱피트(0.093㎡) 넓이의 새로 그린 성화가 이젤 위로 세워져 있다.   그림은 17세기 코사크(Cossack) 기병대 사령관으로 회색빛의 긴 턱수염과 반달 같은 눈썹에 얼굴 주위에 둥글게 그려진 붉은색 후광이 있다. 키이우가 몽골에 약탈당하고, 폴란드로 흡수되고, 구소련 군대의 지배를 거치면서도 11세기 이후로 빛을 잃지 않았던 거대한 모자이크화에 비하면 그의 그림은 소박해 보인다.   금도 아니고 보석 장식도 없다. 이 그림은 울퉁불퉁한 나무판 세 개 위에 그렸다. 이 나무판은 처참하게 부서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회수해 온 탄약 상자라고 한다. 민간인을 ...
노동/인권/사회 · 국제정치/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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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미안 - 너무 이기적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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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오징어게임 죽음관련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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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몽
청자몽

얼룩소 포인트 정산일에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얼룩소 목적

2주에 한번 포인트 정산일이 되면, 희비가 엇갈립니다. 들뜬 분위기와 우울한 느낌이 교차합니다. 소통과 얼룩소 포인트, 둘 다 잡기는 어려운거 같아요. 어제 투데이에 올라온 글을 축하하며... 어제 톰리님의 글이 얼룩소 투데이에 올라간걸 보고 축하해주었습니다. 원래 원글인 갑질에 관해 답을 써야 옳은데, 축하할 곳이 마땅찮아서 그냥 죄송하다하고 축하글을 썼습니다. "얼룩소 투데이에 내 글이 올라간다면?" 와.. 이건 거의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급이었어요. 제가 거의 기자님들처럼 기사글 버금가는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해서, 일찌감치 포기를 했는데, 아는 분 글이 올라가니 그것도 좋더라구요. 겸손의 말씀을 보니까.. 오. 역시. 대단하다 싶더라구요. 저도 투데이까지는 아니고, 가끔 뜨는 글에 가거나(이것도 감사하죠) 답글이나 댓글 달면서 진짜 감사하거든요. 좋아요에도 감사합니다. 좋아요 해주신 분에게 제가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죄송해요. 얼룩소 포인...
프로젝트 alookso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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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옥
김선옥

플라스틱 제로.

무더운 여름, 하루의 커피 3잔은 기본인 요즘 커피 3잔만 먹어도 플라스틱이 3개가 나온다. 그래서 최근부터 시작하게 된 나만의 플라스틱 운동이 바로 텀플러, 장 볼때 장바구니 가방 챙겨서 가기 등 이다.     아파트 앞 분리수거 하는곳을 보면 쌓여있는 플라스틱을 보면 나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1개가 10개가 될수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금더 줄이고, 필요한 물건들은 어느 새 당근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한다.     이렇게 작은 노력의 실천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좋아겠지? 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하나하나가 채워지겠지라고 생각한다.     요즘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플라스틱 운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주 먹는 생수병에 감싸져있는 비닐은 아예 하지않고, 생수병에 글자를 새기는 형태로 바뀌었고, 우리가 잘 아는 커피 전문 브랜드 s사의 종이빨대 사용 시범이 도입했다.     이러한 많은 기업들이 " 플라스틱 제로 " 를 위한 친환경 운동을 ...
노동/인권/사회
큰나무 SSONA
큰나무 SSONA

저도 마음과 생각이 있다구욧!

[ 저도, 마음과 생각이 있어요 ]    둘째 딸의 마음 창문이 열렸다. 아빠 등에 업힌 따스함이었을까. 한 입 베어 문 초코 마카롱이었을까. 마음 창문이 열리게 한 힘은 뭐였을까. 아침밥을 먹는 표정이 뾰로통했다. 오물거리는 입은 햄계란 볶음밥을 맛있어하는데, 마음이 맛없어 보였다.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유치원을 향하는 등굣길에 둘째를 업었다. 막냇동생에게 빼앗긴 것 같은 아빠의 품을 등으로 내어준다. 평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업었다. "아빠한테 업히면 어떤 느낌이야?". "좋은 느낌이야 ㅎ" "아빠도 좋은 느낌이야". "나린이가 엄마 아빠 딸이라서 참 좋다."    잠시 카페에 들렀다. 콜드브루 아빠와 초코마카롱 딸이 마주 앉았다. 한 입 베어 물고 오물거리더니 대뜸 말을 꺼냈다. "아빠 아침에 내가 왜 기분이 안 좋았었냐하면, 내가 샤이닝스타 노래를 좋아하긴 하지만, 아침에 일어날 때 샤이닝스타 노래로 깨워주는 건 싫어. 자고 있는데 시끄러워서...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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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오
선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feat. 하원사건)

예전같은 대가족 사회도 아니고 서로서로 집안에 숟가락 몇 개까지 있는지 공유하는 작은 마을도 아니지만 여전히 여러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며칠 전 퇴근을 하는 중이었다. 아이와 친한 친구 J 엄마가 카톡을 주셨다. ‘OO 지금 놀이터에 같이 와있어요.’라고. 근데 왠지 느낌이 싸했다. 오늘은 남편이 아이 하원 담당하는 날인데. 시간을 확인해보니 4시 40분이다. 당장 남편한테 연락을 하니 일 하다가 하원 시간을 홀라당 까먹었단다. 이런.     내가 후다닥 최대한 신호를 지키면서도 빨리 갈 수 있는 시간은 5시 5분에서 10분. 그때까지는 도착하겠다며 J엄마께카톡을 보내고 두근대는 심장을 달래가며 놀이터에 도착했다. 아이는 엄마아빠의 당황스러움이나 미안함 따위는 아웃 오브 안중 상태로 씬나게 노는 중. 게다가 손에는 D네 할머니가 사주신 최애 아이스크림 빵빠레를 들고 말이다.     서둘러 J엄마한테 가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신다. 본인이...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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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숲
미숲

여름비

김치부침개가 생각나는 여름비 가물었던 봄이 잊혀지는 여름비 때뭍은 마음을 씻겨주는 여름비 단순하고 선명하게 만들 여름비 그 이름 장마!
생활/사건사고
아들둘엄마
아들둘엄마

새벽에 카드 해외 승인 날벼락 😭😨😱

7시 반에 알람이 울리면 회사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알람 소리를 끄려고 핸드폰을 집어든 순간 문자가 와 있어서 체크해봤다. 카드 해외 승인이 새벽 5시 30분경에 38000원으로 승인이 되어있다. 뭔가 불길하다...난 그 새벽에 자고 있었고 특히 해외에서 결재될 만한 껀덕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선 카드사에 카드 승인 금지(분실)신청을 하고 카드가 승인된 애플에 확인을  해보라고 한다. 애플에 확인결과 기존에 쓰고 있던  카메라360 이라는 어플에서 1년 정기 VIP 구독료 38000원을  결재 했다는 내용이다. 어이가 없다... 난 그 어플에 VIP가 될생각도 없고 그냥 돈내고 쓰는 필터도 사용 안하고 오로지 기본 필터만  사용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우선 애플에서는 카드 취소가 가능하다고 해서 카드 취소는 했지만 내가 원하지도 않는 구독료를 받아가는 앱이 너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앱에 연락을 취하고 싶지만 그 흔한 고객센터조차 찾을수가 없었다.  ...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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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숙
백명숙

너의 선택이 자랑스럽다

당신은 꼭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될거예요. 먼저 가기보다는  함께 가려는 마음,존중하고 존중받는 미덕을  아는 지혜, 아름다운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세상과 호흡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가세요. 나를 위한 비전과 성공, 건강도 좋습니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닙니다. 공존의 질서를 이해해야 모두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곧 나를 위한 것으로 돌아오는 법입니다. 스스로 참여하고 ,차별이나 배척 없이 더불어 공존하고, 지킬 것은 지키며,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불의에 저항하고, 주저 없이 뛰어들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배려 하며, 소신 있게 의견을 밝히는 것, 이런 덕목들이 미래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얼룩커님들의 삶과 닮아 있어서 책을 읽다가 옮겨 보았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택을  응원하며 얼룩커님들 화이팅 입니다.
생활/사건사고
오터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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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플롯

이야기가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아서 프랭크(Arthur Frank)의 책 'Letting Stories Breathe'에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속 등장인물 마드모아젤 부리엔느(Madmoiselle Bourienne)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이 읽거나 들은 이야기를 따른다고 주장하는 프랭크는 부리엔느가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된 원인을 그가 과거에 들었던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물론 '전쟁과 평화'는 픽션이고 프랭크는 설명을 위해 톨스토이의 작품을 사용했을 뿐이지만,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이 모르는 선택지를 고를 수 없다는 점에서 부리엔느의 예는 적절하다.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를 보면 한 사설탐정이 자신이 수사관이던 시절에 배운 교훈을 이야기하면서 "젊은 여성이 물에 빠져 숨졌다면 혹시 임신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라(When a girl drowns her...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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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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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가 사는 나라는 정말 이상할까

안녕하세요. 오늘의 에디터 Zoe 입니다.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가 되고 있죠. ENA 채널(구 SKY)의 이 드라마는 첫 회 0.9%의 시청률 성적(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방송 가구 기준)으로 출발해 6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경이로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 중,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드라마, 정말 재미있게만 봐도 괜찮은 걸까요?  👋  오늘의 에디터 : Zoe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오늘의 이야기 1. 우영우, 다들 보셨어요? 2. 크리핑 업(Cripping up)이 불편한 이유 3. 그러나 우리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영우인가 ✨ 우영우, 다들 보셨어요?
생활/사건사고 ·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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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싸부
김싸부

포켓몬 빵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 -

포켓몬 빵은 우리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어렸을 때 샀던 빵들의 이름을 아직 기억한다. 국지니 빵, 핑클 빵, 포켓몬 빵 등등.    당시 오백 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조각난 용돈이 하나의 큰 그림이 될 때까지 모아서 사러 갔던 그 발걸음, 빵을 사고 돌아오며 한입 먹었을 때의 그 맛, 스티커를 확인하고 책상이나 필통에 붙였을 때의 그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체감.    그 모든 감각이 선명하다.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 시절 그 감성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포켓몬 빵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추억은 언제나 과하게 미화되고, 그리하기에 유행의 돌고 돔이 형성되는 것이다.    초창기 포켓몬 빵을 접했던 사람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그것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는데, 그로 말미암아 오히려 그 시절의 소중함이라는 감성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 변수로 인하여 새로운 가치가 두 가지 정도 파생되는데 하나...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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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규칙 및 운영정책 위반으로 숨겨진 글입니다.
김싸부
김싸부

완전히 사라져 버린 말들을 추억하며 -

라떼 이즈 홀스, 중학교 때는 핸드폰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집전화’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통해서 연락을 했다.    각 집마다 전화번호부가 있었다. 친구 이름이 적힌 작은 수첩 같은 개인 전화 번호부도 있었다. 그것을 보고 모스 부호 때리듯 번호를 눌러가며 전화를 걸어서 연락을 하곤 했다.    내가 주로 친구네 집에 전화를 거는 경우는 한 가지였는데, 축구를 하자고 할 때였다. 축구를 하려면 대략 22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한데, 당시 나는 그 많은 친구들 집 전화번호를 거의 다 외우고 있었다. 우리 동네는 ‘842’ 혹은 ‘843’으로 시작되었는데 일일이 다 전화를 돌려서 축구할 수 있냐고 묻고 인원을 체크하고 결국에는 축구를 해내고야 말았다.    친구네 집에 전화를 걸면 일종의 공식과 같은 말이 필요했다.    여보세요 (인트로)    안녕하세요 (인사)    저 ㅁㅁ 친구 ㅁㅁ인데요 (자기소개 + 관계성 입증)    혹시 (조심스러운 추임...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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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조진형

사랑하지 않는 아빠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ㅡ 아빠는 우리가 미끄럼틀을 타고 있을 때에는 우리를 안 사랑하는 아빠가 돼. 며칠 전 집에서 탈 수 있는 플라스틱 미끄럼틀을 아주 싼 가격에 중고로 구입했다. 첫째나 둘째나 집에만 오면 신나게 탄다. 그런데 자꾸 다친다. 첫째가 미끄럼틀을 거꾸로 올라가면 둘째가 따라 하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미끄럼틀 양옆의 난간이 너무 낮아 내려오다가 떨어진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면서도 신경이 곤두선다. 위험해질 만한 행동을 하면, 표정을 굳히고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눈을 보고 경고한다. 딸의 시선에 그때의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아빠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웃는 얼굴로 원하는 것을 허락해주는 아빠는 사랑하는 아빠다. 정색하고 언성을 높이고 차가운 목소리 톤으로 요구사항을 거부하는 아빠는 안 사랑하는 아빠다. 아이의 행동이 옳은지 틀린지, 아이의 요구가 정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상관이 없다.    나는 어지간한 일에는 화를 ...
생활/사건사고
조
조진형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방에 가보니, 18개월 된 둘째가 기저귀를 안 차고 아내 옆에서 자고 있었다.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벽 한 시가 넘어서까지 기저귀를 안 차려고 울고 버티고, 재운 뒤 채우면 다시 깨서 울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그냥 지쳐 잠들었다고 했다.     밤새 이불에 오줌을 누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내에게 오늘부터는 너무 힘들게 씨름하지 말고 그냥 방수패드 깔고 재우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기저귀 없이 일어난 둘째가 유아용 변기로 가서 앉더니, 거기서 오줌을 누었다. 온 가족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쳐 주었고, 둘째도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이 작은 변화를 함께 지켜보고 기뻐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인생을 살면서 거쳐온 과정과 감정을 다시 겪는 것임을 느꼈다.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아이는 아이의 인생을 살지만, 아이가 삶의 중요한 지점마다 마주하는 문제는 오롯이 나의 문제로 다가온다.     아이가 마주한 아...
생활/사건사고
선오
선오

운전 단상

차나 운전에 대한 로망 따위는 없었다. 술을 유난히도 좋아하신 아빠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음주 운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우리 집엔 차가 없었다. 차가 없어도 이리저리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요즘처럼 차가 부와 사회적 위치에 대한 척도가 아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면허를 딴 건 대학생 때였지만 실제로 차를 몰고 도로로 나간 건, 일주일도 아닌 5일 뒤로 잡힌 새로운 학교 근무 때문이었다. 그 때 우리는 파주에 살았고 학교는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이라 운전을 하지 않으면 대중교통으로 다니기가 퍽 애매한 상황이았다. 5일 안에 중고차를 사고 도로 연수를 받아야만 하는 중대 미션을, 700이라는 제법 큰 액수의 돈과 친절하지만 단호한 운전 연수 아저씨를 만나 어찌어찌 클리어하고 학교를 다녔다.     시작부터 매일매일 90킬로미터의 속도를 허하는 자유로를, 거의 왕복 60킬로씩 다니다 보니 운전 실력은 날마다 좋아졌고 나...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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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조진형

천국은 느린 사람과 보폭을 맞추어 걸어도 괜찮은 나라일 것이다.

교회에 두 분 모두 건강이 좋지 않으신 부부가 있다. 아내분이 결국 입원을 하셨고, 다리가 불편한 남편은 그동안 혼자 생활을 하셔야 한다. 오늘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을 타고 전동휠체어에 앉아 30분이 넘는 거리를 달려와 예배에 참석하셨다. 혼자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셨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예배가 끝나고 교회 식당에서 싸주신 반찬을 들고 집으로 찾아갔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니, 곧 교통약자 이동지원차량 도착하고 전동휠체어가 천천히 내려온다. 전동휠체어 주차를 하고,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전동차에서 내리신다.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기 위해 고개를 숙이시는데 머리가 전보다 더 희어지신 듯 했다.  절뚝거리는 좁은 보폭으로 현관문까지 걸어가 비밀번호를 누르신다. 비밀번호가 꽤 길고 복잡한데 잘 외우고 계셨다. 문이 열리자 한 손으로는 지팡이를, 한손으로는 계단의 난간을 의지해 엘리베이터도 없는 2층 빌라로 한 걸음씩 오르셨다. 말없이 한걸음 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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