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뒹구는 계절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09/30

*사진출처: Photo by Arturrro on Unsplash



며칠 동안 집안에만 틀어 박혀 있었다. 긴긴 여름이 지나간 뒤, 길 위에 나뒹구는 낙엽처럼 누워 개겼다. 어느 깊은 산속 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처럼, 마음에 가시를 잔뜩 세워 놓은 채 말이다.

  마음이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이 우울증이다. 원래 마음먹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기는 한데,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꽤 깊이 찾아왔는지 전혀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할 수 없었다. 글쓰기는커녕 핸드폰조차 열어보지 않았다. 어느 구석에 두었는지 방전이 되어버린지도 몰랐다. 마치 거대한 동굴 속에 갇혀 버린 듯 멍하니 앉아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입맛까지 잃어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단 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바로, 오늘이 모두의 봄날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쓰고 있다.
761
팔로워 427
팔로잉 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