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뭐 해드세요?

수지
수지 · 글사랑이
2024/05/30

매일 나의 일과인 오늘 식탁에는 '어떤 반찬을 올릴 것인가'가 내가 빼놓지 않고 해야 하는 숙제다. 거의 매일 식사 시간이 늦지 않도록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복닥거리며 새로운 반찬을 내놓는 것은 연로한 시아버지의 입맛을 위한 며느리로서의 임무다. 대충 차려내도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인생의 종착역에 거의 도착한 노인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에 맛있는 반찬이 뭐가 있을까?   
매일 궁리한다.
집 근처 대형 매장은 한 개씩 팔지 않아 4개 이상씩 포장되어 있다. 남편이 사 온 호박 4개들이 포장을 사 온 것을 보니 두 개의 상태가 별로였다. 그래서 호박전으로 얼른 부쳐먹기로 했다. 아침부터 끈적거리는 손으로 번잡스럽게  부치는 건 무척 부담스럽지만 냉장고에서 서서히 시들어가는 것도 보기 싫다. 부산스러운 아침 준비도 너무 싫은 일 중에 하나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되는 일인데 그게 힘들다.
호박을 소금에 살짝 절여놓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저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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