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은 내 알 바[Arbeit]가 아니다
열아홉에 입시논술학원을 찾아갔다.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대학은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수능 공부를 한 적 없는 내게 선택지는 몇 개 없었다. 그곳에서 나는 H를 처음 만났다.
"혹시 담배 피시나요?"
"네, 핍니다."
"아, 그럼 같이 담배나 한 대 피고 가시죠."
"학교는 안 다니시는 거죠?"
"네, 아무래도."
"오시면 다른 고등학생들이 있을 텐데, 방은 넓으니 그냥 아무 데나 앉아서 글 쓰시면 됩니다.
이제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수업은 거의 없구요. 저희는 뭐, 담배 피면서 첨삭하죠."
"네, 좋아요."
"내 존댓말 내놔."
"네?"
"미성년자인지 몰랐어. 그렇게 안 보이는데." (여기서 조금 빡쳤다.)
"학생 등록할 때 92년생이라고 썼잖아요."
"못 봤어. 그리고 92년생이 미성년자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래도 그게 제 책임은 아니잖아요."
"그럼 자퇴한 거야?"
"네, 탈학교생이에요." (그 와중에 나는 단어를 정정하고 있었다.)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