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아마 이혼할걸?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4/01/28
"데이트 하자."

차곡차곡 쌓이던 스트레스를 분출할 방법을 찾다, 여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확히는 '조카'와의 데이트를, 겸사겸사 여동생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함이다. 평일동안 쌓이고 쌓인, 짓눌리는 느낌을 조카의 웃음으로 털어내고 싶은 마음. 다짜고짜 이번 주말에 놀러가자는 제안에 여동생이 가고 싶었던 카페 한 곳을 추천한다.

조카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 가장 기분이 좋을 시간대를 골라 함께 이동을 한다. 익숙한 길, 그리고 시속 70km의 구간이지만 평소와는 달리 조금은 느린 속도로 주행을 한다. 조만간 뒤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 하나쯤을 붙여 두어야 할 것 같은데, 아가를 태운 날은 유독 발끝을 조심스레 움직이게 된다.
by.연하일휘

주말인데다가 다들 커피 한 잔이 생각나는 시간대라 그런지 카페 안은 꽤 북적였다. 젊은 층보다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손녀를 데리고 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 북적거림이 넓은 실내를 가득 메운다. 커피 한 잔씩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니 바닥이 뜨끈하다. 오히려 더울 정도로 엉덩이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조카의 겉옷을 슬쩍 벗겨준다.

낯선 장소라서 그랬을까. 평소에는 낯가림이 없던 녀석이 옆 자리 할머니의 인사에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엄마가 아닌 이모 품에서도 달래지는 것을 보면,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이 꽤 당황스러웠던 모양이다. 잠깐의 울음은 여동생이 가방에서 꺼낸 간식통에 금방 마무리가 되었다. 눈물 자국이 묻어 있는 얼굴로 간식을 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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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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