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봤다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3/11/22
그런 날 있지요?
잠을 자는데 자는 것 같지 않은 날 말이예요.
꿈 속의 나는 내내 달아나고 있어요.
누구로부터 무엇으로부터 달아나는 줄도 모르면서 말이예요.
그럴 때는 억지로라도 잠을 깨는 게 더 좋아요.
다시 잠들 수 없다 해도 말입니다.

내가 봤다
/조현석

 펑펑 울었다 아무 이유도 까닭도 없었다 열대야로 밤늦게 잠들었다 더위 때문인지 악몽 때문인지 몰랐다 요와 베개 사이 빈 공간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내가 봤다

 자다가 울면서 깬 첫 경험이다 장맛비 퍼붓듯 요란했다 두 눈에 눈곱 앉았지만 베개는 젖지 않았다 한 번 잠들면 알람이 울릴 때까지 잤었는데 엉엉 울던 나에게 놀란 나를, 똑똑히 내가 봤다

 보름 전부터 가끔 깨기도 했다 새벽 4시 또 폭염 탓이라고 치부하며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148
팔로워 160
팔로잉 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