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하겠습니다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04/05
둘째가 3월이 된 뒤로 어린이집 가기를 계속 거부합니다. 워낙 예민한 녀석이라 지켜보고 달래보고, 곧 나아지겠지... 그러다 결국 오늘 퇴원을 결정했습니다. 형아들을 유독 따르는 녀석인데 좋아하던 형아들이 모두 초등학생이 되면서, 녀석은 외톨이가 된 모양입니다. 또래랑은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원인은 더 찾아봐야겠지요. 매일 아침 발악을 하며 울어대는 녀석을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게 늘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혼자 살 수는 없기에 함께 하는 걸 배우기 위해 가야 한다고 말해 봅니다. 사실 저도 함께 하는 걸 잘 하지 못하면서 녀석에게만 강요한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쓰리네요.

그만 하겠습니다. 사흘쯤 두고 보려고 했는데 지칩니다. 저는 괜찮다, 총대 한번 매보겠다 했는데 제가 잘못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저는 괜찮지 않습니다. 싸운다는 표현이 그렇지만, 제가 왜 이곳을 위해 싸우는지 모르는 분들이 아는 분보다 더 많다는 걸 잘 압니다. 그만큼 새로 오신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도. 얼룩소를 위해 좋은 일이기는 하나, 과연 이게 맞는 길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함께 싸우는 분들 없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걸 깨닫고 물러납니다. 제 착오였음을 인정합니다. 

제게 욕 하신 분은 글을 삭제 한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활동을 합니다. 저는 어제 제가 쓴 글 말미에 제 행동에 대해 거슬렸다면 미안하다는 글을 먼저 썼습니다. 링크도 걸어드리고, 안 보이는 구석자리라도 좋으니 사과해달라 했지만 아무 말이 없네요. 그러곤 자기 글을 씁니다. 대충 살라고 말이죠. 그래요. 대충 사는 게 좋죠. 하지만 그게 안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치열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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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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