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는 없어도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4/06/05
 작년 봄에 심었던 빼빼 마른 장미 묘목 네 그루 중의 두 그루는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 두 그루만 살아남았다. 작은 꽃송이의 귀여운 안젤라와 사과 향이 나는 살굿빛 로코코는 장렬하게 전사했다. 슬펐다.

 그래도 겨울을 이겨낸 장미는 당당한 위엄을 자랑한다. 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잔가지들을 계속 키워나갔다. 줄기 끝 꽃 몽우리가 다글다글 달린 것을 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초록의 앙다문 몽우리가 벌어지며 분홍빛을 띠고, 꽃이 피는 과정을 매일 눈여겨봤다. 하루하루가 아까웠다.

 문득 지난해 장미를 심던 날이 떠올랐다. 크록스를 신고 양말에 흙을 묻혀가며 폭풍 삽질을 했던 날. 그날의 기록을 찾아봤다.

 
 며칠 전 농장에서 주문한 장미 묘목이 화물 택배로 도착해있었다. 가드닝의 끝판왕은 장미라고 한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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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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