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습했던 그 날의 홍콩,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5/09
나는 2019년 6월 25일부터 6월 28일의 일정으로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해외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모두 가족과의 여행이었고 혼자서 해외로 여행을 가는 건 처음이었다. 

"왜 굳이 6월에 홍콩을 가려고 해?"
"홍콩은 나중에 가도 되지 않을까? 다른 나라는 생각 안 해봤어?"

내가 홍콩 여행을 가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돌아왔던 반응들이다. 주로 홍콩을 다녀와 본 사람들 위주로 이런 반응들이 나왔는데, 6월과 7월은 너무 더워서 여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나 뭐라나. 그렇지만 나는 툭하면 30도가 넘어가는 여름을 살아가는 한국사람 아닌가. 홍콩 날씨 정도면 버틸 만 하겠지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전혀 다른 걱정을 하게 되었다. 홍콩이 갑자기 시위 정국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많이 알려진 바처럼, 홍콩에 거주하는 범죄 용의자들을 중국, 대만 등에서 재판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범죄인 인도법이 문제의 씨앗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날씨가 아니라 수많은 외신보도와 현지인들이 올리는 SNS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경찰들과 격하게 대치하며 부상자가 속출하는가 하면, 투신해서 사망한 시위 참가자도 있었다. 그렇게 되자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나를 걱정했다. 그러다가 6월 15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을 무기한 연기를 하겠다고 선언하자마자 한숨 돌린 것 같다. 아마 해외에서 일어난 사건들 중에 이 정도로 내가 하루하루 상황을 체크했던 일이 있나 싶다. 그렇게 나는 생애 첫 홍콩여행을 밀어붙였다.

여름에는 홍콩을 가지 말자고 다짐했다

차양과 전광판이 없이 하염 없이 기다려야 하는 홍콩의 버스 정류장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홍콩에 있었던 4일 동안에 집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행자에게 위협이 될 만큼의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위협한 것은 홍콩의 6월 날씨였다. 홍콩은 웬만하면 26도에서 31도 사이의 평범한(?) 기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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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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