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빠보다 잘 살 자신없다"는 중2 아들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04/17
일요일 오후 중2 아들과 침대에 누워 한가로이 시간을 보냈다. 나는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았고, 아들은 유튜브 삼매경에 빠졌다. 각자의 세상에 충실하던 중 잠시 현실로 돌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연스레 이야기는 아들의 학교 생활로 흘렀고, 순간 얼굴을 잔뜩 찌푸리더니 "세상이 모두 멸망하면 좋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정신이 번쩍. 이유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빠. 공부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나중에 대학도 가야 하는데, 자신도 없고. 취업은 또 어떻게. 집은 구할 수 있을까?"
"무슨 소리야. 당연히 가능하지. 아빠보다 훨씬 잘 살 테니까 걱정하지 마."
"몰라. 나는 솔직히 아빠보다, 잘 살 자신이 없어."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쿵 하고 주저앉았다. 이제 겨우 15살 아이에게 나온 말이 아빠보다 잘 살지 못할 거 같다는 거라니. 무언가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막상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서 그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 어릴 적엔 "부모님처럼 살지 않겠다"였는데
생각해 보면 그 말은 나도 어릴 때 많이 들었었다.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해서 공부를 더 하지 못했던 어머니는 그 한을 자식에게 풀려고 하셨다. 귀에 인이 박이도록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라"는 말을 했다. 어머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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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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