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7/17
아버지께서 보낸 복숭아 두 상자가 택배로 배달되었다. 한꺼번에 다 먹지도 못할 복숭아를 15킬로그램 박스로 두 상자나 보낸 아버지의 매년 루틴이다. 복숭아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친구에게 부탁해서 보냈을 것이다. '아, 복숭아가 나오는 그 계절이구나' 떠올리며 현관에다 두고 상자를 열어봤다. 보통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이 등급의 복숭아를 보내주시는데 이번엔 크기만 좀 작을 뿐 흠집이 그다지 많지 않다. 한 개를 꺼내 물로 씻어 먹어 봤다. 복숭아 특유의 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달콤한 맛에 입안이 행복하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귀신같은 아버지의 전화가 울린다.

"복숭아 도착했나?"
"네, 왔어요! 또 왜 이렇게 많이 보냈어요? 한꺼번에 다 먹지도 못하는데!! 빨리 안 먹음 금방 물러지잖아!"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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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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