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논어를 접했을 땐 이 뜻이 단순하게 친구 간의 우정을 뜻하는 줄로만 알았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그렇게밖에 유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대부분 배웠을 테니까 나도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제대로 된 속뜻을 알게 되니 지금의 정치형태와 별반 다르지 않음에 가슴이 아프다. 즉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불역 낙호(不亦樂乎)는 ‘임금에게는 뜻을 같이하는 벗과 같은 신하[朋臣]가 있어야 한다’는 말임을 이제는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임금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근신(近臣), 후궁 그리고 친족들에게 둘러싸이기 마련이었다. 일반 백성들의 공적인 의견이나 비판적인 견해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럴 때 그냥 그런 신하[具臣]가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붕신(朋臣)이 있어 그가 그런 쓴소리, 비판, 공적인 의견을 듣고 와서 가감 없이 전할 때 성내지 않고 오히려 평소 듣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