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출장을 동반한 중요한 사업 설명이 세 번 있다. 어제 하나를 마치고 오늘은 새벽부터 세종에 가야해서 일찍 나왔다.  어제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머릿속에 그린 시나리오대로 그려나갔다. 문제는 돌발 질문이었다. 분명 어느 자료 속에 본 것이 기억이 났음에도 순간 눈앞에 검은 장막이 쳤다.  정막, 버벅, 삐질 삼 종 세트를 제대로 먹었다. 간신히 서면으로 대체하겠다고 넘어갔다. 이어서 동료의 설명 차례 때 차근히 자료를 살펴보니 떡하니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모질 이. 세게 자책한 후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끝날 무렵 고백했다. 다행히 잘 알겠다는 답에 조금 안도했다. 어릴 때 발표 불안에 시달렸다.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만큼 커졌고, 땀이 한가득 흘렀다. 그러니 결과는 늘 좋지 못했다.  커서 이상하게 발표하는 업무를 자주 맡게 되었고, 어느 정도 극복했다 생각했음에도 이렇게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마주하면 또다시 어린 나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