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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M

2020.04.03, 그 이후_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암수술 이후의 삶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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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진영

크리스마스 선물

문자가 떴다. '주문하신 이레 우리밀 빵이 배송중입니다' 라는 문자다. 내가 딸들에게 주문해 준 빵이 잘 가고 있는 모양이다. 가톨릭 신문을 뒤적였다. 일요일마다 성당에서 배부해주는 신문이다. 별 생각없이 뒤적이다 하단에 커다랗게 나온 광고에 눈길이 멈췄다. <이레 우리밀 빵>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고 순 우리밀과 국산 팥만 사용하여 만드는 건강한 빵이라고 한다. 그 전에도 그 광고를 더러 보긴 했지만 무심코 넘겼는데 왜 유독 이번엔 관심이 생겼을까. 아마도 그건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졌기 때문인가 보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딸들에게 빵을 보내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좋아할까?  빵을 싫어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확인에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빵 좀 보내줄까 하는데  단팥빵 같은게 좋아 식빵 종류가 좋아? 너 아침에 빵 먹고 다니니?" "음~  저는 식빵 종류가 좋아요" 그러고 보니 딸이 아침에 뭘 먹고 다니는지 궁금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났다. 그...
생활/사건사고 · 경제/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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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笛跡)
적적(笛跡)

시간을 허비하도록 허락 받은 동물.

   오늘의 적설량 이라고 보낸 사진에 하트냐고 묻던 그녀에겐 캔 커피가 놓여있던 자리란 말은 차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밤 모란은 온 집안의 불을 껐음에도 혼자서 창가를 오가며 울었습니다.눈꽃축제에 참여하느라 유리 창문을 발톱으로 긁는 소리를 들으며 잔 것 같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차가운 발바닥이 이불속을 파고들어 손등이며 팔목을 마구 비벼대더니 이불속 저 깊은 곳으로 스며들어 파티가 끝나 피곤에 지친 십 대 소녀처럼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고양이 코 고는 소리와 연이어 잠꼬대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래 눈이 오는 일도 많이 힘들고 피곤한 일일 거야….   새벽의 거리는 한쪽으로 쓸어낸 눈의 가묘와 눈이 없는 곳은 드러나지 않은 빙판일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으니 이제는 겨울을 보낸 경력이 쌓인 사람들끼리 기분 좋은 소리를 내는 눈밭 위를 걸었습니다. 서로 교차하며 자리를 비켜서 잠기 발길을 멈추거나 눈 아래 혹시 모를 빙판을 신발로 미끄러지며 ...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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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笛跡)
적적(笛跡)

그해 겨울은 따스했었지.

어릴 때 우유 배달을 하는 친구를 따라다닌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생각이 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게으르고 나서기 싫어하는 건 변한 게 없는데 팔에 금이 가서 깁스한 친구의 깁스에 낙서하며 일주일은 내가 해줄게. 라며 말하고 다음 주 그 다음 주로 친구들이 해주겠다고 말하겠지 라며 호기롭게 말을 했는데 그런 드라마틱한 설정은 TV에서나 있구나 다신 나서지 말아야지 하고 굳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겨울이었습니다. 새벽이었구요. 가로등도 없는 골목길에 자전거를 세우고 친구는 앞서 걸으며 손으로 대문을 손짓하며 손가락을 하나, 둘을 표시하면 문안 쪽의 작은 봉투 안에 넣고 가만히 대문 안쪽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골목길을 빠져나와 다시 자전거를 탑니다. 그렇게 이틀을 하고 몸살에 걸려 사흘을 죽다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새벽 우유 보급소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설레었던 시간도 기억납니다. 깁스하고 힘없이 걷던 친구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던 순간도 기억에 남습니...
생활/사건사고 · 사상/철학/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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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진영

차라리 알레르기길...

"축농증이 아닙니다. 콧속이 아주 깨끗해요.  항생제 소염제 를 쓸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3장이나 찍은 사진을 들여다 보며 의사가 한 말이다. 두 달 동안 꾸준히 나를 괴롭히고 있는 이 안면 통증. 급성축농증이란 진단을 받고 20일이나 약을 복용하고도 전혀 통증이 줄어들지 않았다.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서를 받았지만 말을 듣지 않고  꿋꿋이 버틴지도 벌써 한 달째. 그 한 달 동안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자가치료를 다 해봤다. 식염수 세척은 물론이고 뜨거운 김 쐐기. 연고 주입하기. 얼굴 맛사지에 밤낮으로 마스크 쓰고 있기. 축농증에 좋다는 맥문동 끓여 마시기. 최대한 몸 따뜻하게 하기... 그런 노력 덕인지 통증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큰 병원에 안 가고 버틴 이유는,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와서 괴롭하다 슬며시 사라지는 이 증상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큰 병원에 가라는 말도 처음 들은게 아니기 때문이다. 코감기나 비염 축농증에 ...
생활/사건사고 · 건강/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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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진영

나, 기특해?

"왜 나를 미대에 안 보내줬어. 윤지만 보내주고 나 정말 염직 같은 거 하고 싶단 말이야!" 딸아이가 눈물까지 글썽이며 내게 따지고 들었다. 딸아인 잠시도 손을 가만 놔두지 못하고 뭔가를 만들거나 짜거나 그래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다. 그 애 방은 항상 이런저런 재료들로 침대 밑에서부터 빈틈없이 어질러져 있어 아예 그 방을 들여다 보지 않는게 속이 편할 정도였다. 그런 재료들로 친구 생일 같은 때 뭔가를 뚝딱 만들어 선물하지 결코 사서 주는 일이 없었다. 낡는 청바지는 어느새 곰인형으로 변신해 나란히 자리를 지키고 겨울이면 털목도리를 한 광주리씩 떠서 주위에 퍼돌렸다. "염직해서 뭐 할건데. " 남편이 무뚝뚝하게 한 마디 내뱉는다. 염직공예를 전공해 봤자 예술가로 우뚝 서기도 생업으로 삼기도 너무 어려운 길이란 걸 잘 아는 남편의 현실적인 대답이다. 그러나 정작 내가 딸을 미대에 안 보낸건 그 애의 그리기 재능 때문이었다. 손 재주는 넘쳐나지만 그림은 잘 못 그리는, 일단...
산업/기술/IT · 경제/소비자 · 젠더/청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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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자산

물

나는 물을 많이 마신다. 그런 습관이 들게 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았다. 따뜻한 물이 온몸을 녹일 때 나는 글을 썼다. 온종일 녹진한 몸을 이끌 고는 정수기 앞으로 가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어 마셨다. 그 미적지근한 물 그리고 어느 정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이 나는 따뜻한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 서울 42에 다니고 나서는 뜨신 물이 아닌 얼음을 넣은 차가운 물을 마시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 지치거나 더워서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말하자면, 덥다는 것과 온몸에 차가운 물이 돌아다니면서 감기 기운이 들랑날랑한 그 시점 재채기를 한 번쯤 하게 되는 그 시점에 중독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여름 감기가 들었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그 시점을 제대로 컨트롤하는 것이 차가운 물을 마시는 비법이었다. 나는 식당에 가서 나오는 그 거대한 물잔이 나오면 전부 마시는 취미가 있다. 그 통에 있는 모든 물을 마시면 배가 빵빵해진다. 그...
생활/사건사고 · 경제/소비자 · 프로젝트 alookso 이야기
나른한 오후
나른한 오후

드디어 출금신청

드디어 출금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ㅎㅎ  그래서 그런가 기분이 많이 업된거 같아요!ㅋㅋ 부담없이 살살 글 쓰고 얻는 달달한 포인트 역시 얼룩소가 최고긴 하네요!ㅋㅋ 어딜가나 포인트 받기도 힘들고 출금할때도 훨씬많은 포인트를 모아야지만 출금신청을 할수있을까 말까인데 이렇게 포인트도 잘 주실 뿐더러 1원=1포인트이다 보니까 정말 좋은거 같아요!ㅋㅋ 그런데 원래 얼룩소가 글 최소가 400이었나요? 제 기억엔 최소 40자인가 그랬던거 같은데... 어느순간부터 400이 되었을까요ㅠㅠ  이제 또 막상 400자 채우려니 어떤말로 채워야될지 조금 막막해지긴 하네요... 그래도 이렇게나 좋은 얼룩소 열심히 글 써봐야겠어요!ㅋㅋ 그깟 400자 써보죠뭐!ㅋㅋ 이제 곧 친구랑 영화보러가서 얼른 씻고 준비해야겠네요 ㅋㅋ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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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k
david.k

안 본 사이에 많이 달라진 시스템

거의 반년만에 다시 글을 쓰게 된 얼룩소! 처음에는 팔로우만 미친듯이하고 매일매일 글만 쓰고 그랬는데 이제는 얼룩패스라는것도 생겼네요? 5개 투표로 한번 해봤고 포인트도 2415P 있던데... 참 오랜만에 왔는데 달라진 얼룩소를 보고 뭔가 오랜만에 온 고향이 엄청 발전된 느낌적인 느낌ㅋㅋㅋ 1월 20일까지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하다니 열심히 또 써볼께요!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
생활/사건사고
적적(笛跡)
적적(笛跡)

그대의 머릿말

얼마 전 프랑스계 한국인을 알게 되었다 슈퍼 야채코너에서 일하는 청년이었는데 키도 크고 눈동자가 너무 예뻤다 잠깐 밖에 나와 담배 피우고 있길래 여기서 무슨 일해요?라고 물었더니 유화 그리려고 야채코너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고 물감이 너무 비싸다고 웃는다 갓 스무 살 무렵 그림을 배우러 나간 화실에서  그를 만났다 큰 덩치에 허리까지 머리를 기른 그 남자 나보다 일곱 살이 많던 그는 스무 살의 나의 우상이었다  우린 그의 나이 또래 사람들과 일 년을 어울려 다녔으며 농담으로 이러다 오십 넘어서도 담배 심부름 다니는 거 아니냐고 웃었다 그리고 우린 작년부터 다시 어울려 다니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막내고 누나들과 형은 환갑이 되어가고 있다 그림만 그리며 살아갈 수 없던 우리는 꼬리표가 아닌 머리말을 달고 살았다 그림 그리려고 막노동을 해요 시 쓰려고 회사에 나가요 우리에게 꿈은 그림은 시는 늙은 어머니이거나 병든 동생이거나 젖먹이 자식이었다 그댄 어떤 머리말을 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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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M
5. 나도 암은 처음이라..(1)
마암71
마암71

답글: 5. 나도 암은 처음이라..(1)

글을 다읽고 넘 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기도합니다 아프지않게 고통스럽지 않게 꼭 나을수 있도록,,,간절히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이겨내시구 꼭 완쾌되실거에요!! 이렇게 응원하는 분들이 많으니~♡♡
생활/사건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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