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4월 16일, 당신의 4월 16일
"제주도 가던 배가 사고가 났대."
아, 그렇구나. 하고 늘 그랬듯 넘어갔다. 사고야 늘 나는 거니까.
그런데 저녁이 되자 담임 선생님이 우리에게 하신 말씀은 뭔가 이상했다. 사고가 난 배가 침몰을 했고, 자발적으로 탈출한 사람 말고는 한 사람도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이에는 전원 구출이라는 역대급 오보도 나왔다는 것을.
그 다음 날 학원 어디선가 본 중앙일보 1면에는 대문짝하게 촛불을 든 학생들의 사진이 실렸다. 지금의 보수언론과는 달리, 당시에는 안타까움을 지면에 한껏 담았다.
삼겹살 파티가 취소된다는 것
그 이후 우리가 딛고 있는 세계는 무너졌다. 모든 것은 점점 더 이상하게 돌아가기만 했다. 304명의 꺼져간 생명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서 떠오르기까지, 우리는 절망을 퍼 나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골든타임이 지나고 나서부터 였나, 선생님들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가 그러더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상처받고 트라우마에 빠졌다고. 그 상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