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4월 16일, 당신의 4월 16일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4/15
2014년 4월 16일, 나는 그때 재수생이었다. 기숙학원에 있었기 때문에 세상과 단절되어 공부에 전념하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당시 윤리와 사상 수업이었던 것으로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들어와 하시는 말씀이 의외였다.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제주도 가던 배가 사고가 났대."

아, 그렇구나. 하고 늘 그랬듯 넘어갔다. 사고야 늘 나는 거니까.

그런데 저녁이 되자 담임 선생님이 우리에게 하신 말씀은 뭔가 이상했다. 사고가 난 배가 침몰을 했고, 자발적으로 탈출한 사람 말고는 한 사람도 나오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이에는 전원 구출이라는 역대급 오보도 나왔다는 것을.

그 다음 날 학원 어디선가 본 중앙일보 1면에는 대문짝하게 촛불을 든 학생들의 사진이 실렸다. 지금의 보수언론과는 달리, 당시에는 안타까움을 지면에 한껏 담았다.

삼겹살 파티가 취소된다는 것

그 이후 우리가 딛고 있는 세계는 무너졌다. 모든 것은 점점 더 이상하게 돌아가기만 했다. 304명의 꺼져간 생명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서 떠오르기까지, 우리는 절망을 퍼 나르고 있었을 뿐이었다. '골든타임'이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골든타임이 지나고 나서부터 였나, 선생님들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가 그러더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상처받고 트라우마에 빠졌다고. 그 상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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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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