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내가 진상손님이 된 날.

조각집
조각집 · 밝고 긍정적이지 않아도 괜찮은 삶.
2022/06/20
2019년, 10년 차 직장인 딱지를 떼어내고 조금은 내 인생에 열정을 쏟아부어 보고자 시작했던 파스타 요식업. 6개월 만에 최대 매출을 찍고 이대로 2년만 더 하면 내가 원하는 만큼의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 계획이 어느 정도 생겼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은 그리 만만하지 않은 상대였다. 

처음엔 호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자만했다. 울산에 위치한 나의 가게는 오히려 초반에는 포스기에 '하루 매출액 0원'이 입력되지는 않았다. 감사하게도 단골들이 방문을 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기간만큼 전염병과의 싸움은 지속되었고, 2022년 3월 경, 코로나 확진자 60만  명 정점을 찍었을 때, '하루 매출액 0원'인 날이 허다했고 오히려 초반보다 너무나 힘이 들기 시작했다. 

초반엔 그전에 모아둔 돈으로 메꿔지기도 했고 일명 '눈치싸움' 같은 걸로 손님들이 방문을 해 주었는데, 3월 정점 시기는 뉴스와 전문가들의 여러 소견이 나온 기사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모아둔 돈도 없고 세금은 밀려가는 상황에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아르바이트생에게 '빚을 내서라도 사장은 직원에게 월급을 줘야 한다'라는 게 내 고용 신조라고 밝힌  적이 있었는데 결국, 실제로 알바 급여 지급 부분 때문에 '소상공인 긴급대출'까지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밖에 역대 최대 인플레이션과 유가상승, 생각지 못한 구인난은 나의 숨통을 조여오기에 충분했다. 

작년에 결혼한 동생이 작년에 이혼을 하며 일도 그만두고 극단적인 시도를 할 만큼 혼란의 시기를 겪을 때, 같이 가게에서 일하며 정신 다 잡고 한번 이겨내보자 했던 것이 겨우 몇 개월 지났다고 슬슬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하더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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