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왜 거기서 나와?" 착하게 삽시다.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2/08/06
제주도는 참 좁은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섬들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하지만, 정말 좁디 좁은 공간입니다. 여러가지 일들을 겪다보면 더 실감이 납니다.

1. 마트에서의 마주침
아버지께서 마트를 가길 원하셔서 동생과 함께 운전기사로 따라나선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모자 푹 눌러쓰고, 대충 낡은 외투 하나 걸치고 운전만 해주려 했는데, 동생이 같이 들어가 달라 하네요. 자기도 살 것이 있는데 아버지 혼자 또 사라지실까 걱정된다면서요.

설마 아는 사람 만나겠어? 란 생각에 마스크까지 끼고(코시국 이전입니다!) 동생과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 왠지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옵니다. 곧이어 다가와서는 "쌤!"이라 외치는 학원 학생을 만났습니다. 모자에 마스크까지 꼈는데 대체 어떻게 알아본건지.

"너 왜 여기 있어??"
"부모님이랑 왔어요!"

그 뒤로 따라오시는 학부모님들과 졸지에 후줄근한 차림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아....그 학생네 집이 여기서 차로 40분 이상 걸리는 거리임을 알기에, 설마 거기서 마주칠 것이라곤 생각을 못 했습니다.......하필 그 차림으로 만나게 될 줄은. 그 이후로는 운전기사 역할만 하리라 생각해도 옷은 잘 차려입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2. 새로운 학원 선생님
과학 선생님이 일이 생겨 그만두면서 잠깐 대타로 들어오게 된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는 날이었습니다. 꾸벅 인사를 했더니 대뜸 "선생님, 저 기억 안 나세요?"라고 말을 건네네요. 알고보니 10년전, 처음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때 가르쳤던 학생이었습니다. 어떻게 그 많고 많은 학원 중 이 학원에 들어와서 10년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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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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