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변화시켜야 할까.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7/26
학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데워지려는 공기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 이른 아침이지만 유난히 강한 햇빛이 창 너머로 비춰 들어오며 실내를 밝힌다. 문 옆에 있는 스위치들을 올리며 하나씩 하나씩 전자기기들이 켜지는 소리가 비어있는 학원을 울릴 때, 비로소 오늘 하루의 일들이 시작된다. 힘내자- 출근하자마자 퇴근을 하고 싶은 삶의 연속이지만, 해야할 일은 해야하니까.

교무실에 앉아 아이들이 전날 내고 간 숙제들을 채점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가 자리를 옮긴다. 에어컨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교무실에서 집중을 하려니 도통 내키지를 않는다. 시간표를 확인하고, 1교시 수업이 예정되어있는 교실로 가 에어컨을 튼 뒤에 채점을 시작한다. 찬 공기가 교실에 들어온 햇빛을 중화시킨다.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천천히 몸이 식어가는 느낌, 목덜미를 적시려던 땀방울들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교실로 들어서던 한 학생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너희 1교시 국어라서 미리 들어왔어- 애매한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린다. 뒤이어 들어오는 아이들의 표정에도 놀라움이 먼저 배어나온다. 그리고 평소와는 달리 고요해진 아이들. 채점을 하는 손이 빨라진다. 조금 급히 마무리 지은 뒤 조금 이따 보자는 인사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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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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