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첫눈이 왔으면 좋겠어(feat. 봉숭아 물들이기)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7/13
“엄마, 아라가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왔는데 너무 예쁘더라. 예쁘다고 했더니 나도 해 보라고 가져왔어!”

하교한 딸아이가 가방에서 조그마한 비닐에 담긴 알록달록한 꽃을 내민다. 어린 시절 흔하고 흔했던 봉선화 꽃이다. 작은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여름날의 추억이 아득하게 떠올랐다. 

언니 동생과 빨간색, 분홍색, 흰색의 꽃을 따던 기억, 친구들과  첫눈이 올 때까지 남아있을까 내기를 했던 것을 떠올리니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봉선화 꽃과 초록 잎에 백반을 넣어 곱게 찧어 손톱에 올리고 비닐에 감싸 명주실로 친친 감아주던 지금 내 나이의 우리 엄마도 옛 추억 속에서 잠깐 만난다. 그렇게 하룻 밤을 자고 나면 붉게 물든 손톱이 얼마나 예쁘던지 학교에 가서도 신경이 온통 손톱에만 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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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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