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처럼 깊은 맛이 나는 사람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2/02
 다음 주말에는 친정에 김장하러 갈 예정이다. 얼마 전 새로 구입한 김치냉장고엔 김치는 두 통, 나머지 공간엔 쌀과 잡다한 식재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김치통을 비워야 하기에 또다시 냉파에 돌입했다. 장을 조금 더 자주 보더라도 재료들을 쌓아두고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텅 빈 냉장고 안은 순식간에 채워지고 있다. 누군가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 하지만 분명 내가 사들인 것들이다. 음식들이 자가번식을 한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야채칸에 보이는 푸릇한 이파리가 담긴 커다란 봉지를 꺼냈다. 봉지를 가득 채운 섬초는 땅에 붙어 자라는 시금치라고 보면 된다. 한 보따리 같아 보여도 물에 데치고 나면 한 줌이다. 섬초의 뿌리 끝부분만 살짝 도려내고 칼집을 내어 4등분으로 나누었다. 땅에 붙어 자라는 식물이다 보니 흙이 많이 묻어 있었다. 여러 번 헹궈 흙을 털어내고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살짝 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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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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