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수경단도 아닌 경단녀다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12/28
 쓰레기 같은 자소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텅 빈 화면을 마주하니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정해진 양식대로 기술하되 응시 동기와 성장 과정, 학교생활 및 전공 분야, 경력과 향후 업무 수행 태도 등이 나타나도록 작성하라는 멘트가 낯설었다. 찢은 종이를 다시 붙이기라도 해야 할까? 온갖 걱정에 사로잡혔다.

당장 다음 날까지 접수 마감인데 너무 성급했나? 곧 겨울방학인데 아이들 케어는 어쩌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잘할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 두 가지 마음이 복잡하게 뒤얽혔다.

정신을 차리자. 나중의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경단녀 극복의 첫발을 내딛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서류부터 준비하기로 했다. 서류전형에서 불합격하면 자존심이 상하니 남편에겐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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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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