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2] 쉿!! 비밀-이혼녀
2023/06/04
'' 아야~ 나 너 하고 죽어도 못 살것다. 우리 이혼하러 가자, 옷 입어라''
'' 뭐라고요?? 이혼이요??''
'' 너는 말도 못 알아 듣냐 !!''
'' 저는 이혼 못 합니다. 아니 내가 왜 이혼을 해야 하는데요?? 이혼 못 해요ㅠ''
'' 얼른 가게 옷 갈아 입어야~ !!''
나는 이혼 한 적이 있는 여자다.
그것도 지금 살고 있는 남편하고.
그것도 지금 살고 있는 남편하고.
나는 1985년 5월 19일 우리는 결혼식을 했고, 나와 남편은 나이 차이가 7살이다.그래도 우리는 그 전까지 서로 높임말을 사용 했었다.
그런데 1990년 남편이 정신적으로 아프기 시작하면서 모든 말이 반말 이었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집기를 부수고, 완전 딴 사람이 되버렸다.
하루종일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난 사람처럼 나를 괴롭혔다.
하루종일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난 사람처럼 나를 괴롭혔다.
그런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누가 누구에게 이혼을 하자고 한단 말인가. 나는 잘 못한것도 없는데.
아프면서 수 백만 원씩 들고 여행을 떠났던 남편이 갑자기 집 에와서 이혼을 하자고 하니 나는 미칠것 만 같았다.
이 일을 어떡해 대처 할지도 모르겠고, 또 앞으로 어떡게 살아야 할지도, 생각이 멈춰 버렸다.
'' 법원에 가게 빨리 차에 타라''
나는 변해가는 남편이 무서웠다.그래서 남편에게 단호하지 못 했다. 질질 끌려다닌 모양새 였다.
만약 이혼을 하면 아이들은 누가 키울지, 재산 분배는 어떡해 할지, 아무 의논도 없이 우리는 해남 지방 법원으로 향했다.
점심때 쯤 도착한 법원.
1층 민원실에 가서 남편이 말을 했다.
''이혼 하러 왔습니다''
''보증인 도장은 가져 오셨나요??''
'' 아니요~몇 명이 필요 합니까??''
'' 두명이 필요하고 도장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서 접수 하세요''
''너는 여기 있어라, 내가 도장 파가지고 올랑께''
''예~''
한참 뒤 남편은 보증인 두...
남편의 병으로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며, 3명의 손주가 있는 할머니 입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피아오량 님~ 지금은 살만 합니다.
한참지난 글을 읽어 주시고 댓글 까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마음이 담긴 정성스러운 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깊은 진심이 담겨있는 이야기라서 마음이 아리기도 하고 걱정스러운 마음도 같이 들었어요. 사랑한다는 말과 오늘도 수고했다는 그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다 녹아내릴 수 있는 글이네요. 지금의 순간이 더욱 행복하고 사랑을 채워가는 소중한 시간들로 가득 채워가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 ^
@콩사탕나무 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쓰게된 글 입니다.
그때 생각이 나서 눈물을 흘리며 썼네요.
지금은 그런데로 괜찮으니 쓸 수 있는 이야기 이지요.
광주에 살때 9월 23일 아버님 기일 날 내려 갔었나봐요. 그날 혼자가서 혼인 신고를 했나 봅니다.
호적등본 때서 본날 알았습니다.
바쁘신데 합평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합평]
‘쉿! 비밀 이혼녀’라는 제목을 보고 웬만한 똑순이님의 인생은 다 알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예전 연재에서 이 이야기는 쓰지 않으셨지요?
"아야~ 나 너 하고 죽어도 못 살것다. 우리 이혼하러 가자, 옷 입어라''
첫 문장은 아무리 아픈 남편이라지만 들었을 당시의 무너지는 마음이 어떠셨을까? 헤아릴 수 없을 듯합니다. 받아들일 수 없고 혼란스러운 마음과는 달리 급박하게 진행되어버린 합의이혼은 너무나 허무하게 결론이 나버립니다. 법원을 나오며 내뱉은 남편분의 말은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똑순이님의 인생을 아는 사람으로서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ㅜ
글을 쓰시면서도 떠올리며 마음의 상처들이 되살아나진 않으셨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원망하는 마음으로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눈에 밟히는 딸들 때문에 계속 발걸음을 하며 숨어서 아이들을 돌본 똑순이님의 애절한 모성애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 달간의 이혼 기간 후 다시 혼인 신고를 하신 남편분의 심경 변화나 행동에 대한 설명이 없어 조금 궁금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쌀쌀하고 무섭던 남편분의 얼굴을 마주하시진 않겠지요? ㅜ이젠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이며 웃는 얼굴만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불평불만 없이 타인을 돕고 늘 감사하며 사시는 똑순이님의 현재를 보면 천성이 그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만에 [얼에모] 글을 읽게 되어 좋았습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
@나철여 님~ 안녕하세요^^
제가 이혼녀 이니 남편은 이혼남 이군요.
전혀 그런 생각을 못 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합평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합평아닌 합평]
이라고 시작하는 건 아직 합평이라는 게 미숙하지만 약속이니까 숙제처럼 하게 됩니다.
저의 글과 닮은 듯 다른 비밀이라 살짝 힘들었지만 쉽게 글로 오픈 할 수 있다는 건 거의 닮은 꼴이라 여깁니다.
그누구도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 누구에게나 하나씩 있다고 생각하면 또 훨씬 편안해지니까요.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1991년 7월 23일 합의 이혼 .
1991년 9월 23일 혼인 신고.
나는 서류 상 두 달간 이혼을 한 이혼녀 였다."
이 대목에서
<기승전 안이혼>이라는 '이혼흔적'은 두고두고 '훈장'이 될 게 확실하다는 예언을 해보게 됩니다.
똑순님 없으면 못 살게 단단히 묶여버린 이혼남께서 평생 업어주시리라는 확신으로 합평글 대신합니다...슬프지않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빅맥쎄트 님~ 안녕하세요^^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현안님의 한 말씀에 용기를 내서 단숨에 쓰고 퇴고도 없이 올렸습니다.
남편에게 그때 일은 말 하지 않고 있어요.
괜히 안 좋은 기억이 떠 오를까 걱정이 되서요. 제가 아주 새가슴 이라서ㅎㅎ
합평 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늦게 퇴근 해서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똑순이
합평 :
파격적인 제목에서 드러나듯 글쓴이는 실제 합의이혼을 한 경험이 있다. 여느 이혼과 차이가 있다면, 부부간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남편의 정신 건강으로 인한 일시적인 행동으로 진행되었다는, 예측이 불가한 돌발적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소재와 내용이 무척 무겁고 심각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직설적이고 짧은 명령조의 대화는 슬프면서도 어딘가 익살스러운 정서가 느껴진다. 「쉿!! 비밀 이혼녀」라는 글의 제목도 무겁다기 보다는 다소 경쾌한 느낌이다.
남편의 정신적인 질병으로 인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일사천리로 합의이혼이 진행되어져 가는 과정을 보면서 여러가지 느낌이 들었다. 서로 다른 두사람이 평생을 함께하는 결혼의 서약을 맺었지만, 일련의 행정절차를 거쳐서 다시 돌아서게 되는 과정은 너무나 간결하면서도 가벼웠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내는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내는 가정 경제를 도맡아 하는 실제적인 가장이다. 가족 구성원들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남편이 아닌 아내였다. 급작스런 남편 태도의 변화,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싸우거나 화를 내지 않고 남편의 말에 순종하는 -조금은 답답할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혼의 위기는 광주로 이사를 가는 것으로 일단락되며 부부는 지금껏 함께 살고 있다. 한때 법적으로 이혼을 했지만, 지금은 아내가 없이 살 수 없는 남편이라고.
남편은 과거 본인의 행동에 대한 기억이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 분명히 집고 넘어가자고 대화를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남편은 지금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당당할 수 있을까. 과거는 과거일뿐, 가슴 한켠에 묻으면 그만인 것일까.
대화위주의 빠른 전개로 진행되는 글을 읽으며 일부분에서 조금은 매끄럽지 못한 표현들이 보여졌다. 하지만 주제와 내용이 명확하고 한 호흡에 잘 읽히는 만큼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퇴고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지금보다 훨씬 가독성이 좋은 글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https://alook.so/posts/E7t32z3
@아멜리 님~ 안녕하세요^^
먼저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안아 주시고 싶다는 말에 큰 위로가 됩니다.
아주 오래 전 일이지 만 어제 일 처럼 잊혀지지 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편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적을 용기가 생겼나 생각이 들어요.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얼에모2를 통해 똑순이님의 글을 일게 되었어요. 이 글만으로 똑순이님의 인생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아래 문장이 한동안 눈에 아른거렸어요.
'남편이 오면 나에게 말을 해주고 나는 장농과 벽 사이에 숨어 있다가 남편이 가면 다시 나와서 아이들을 돌보았다.'
마주하면 큰 일이 나는 일과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을 손에 움켜쥔 사람이 제 눈앞에 서성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때 마음은 얼마나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을까요.
그런 마음을 비밀이라는 글감 속에 곁들인 글이 아닌가 싶어요.
글로 만나 반갑고, 1991년의 똑순이님을 온 몸으로 안아드리고 싶어요!
가족법상 요즘은 숙려기간과 관할행정청 6월 이내 신고 정도로 알고 있는데, 당시는 1월이내 였네요.
90년대만해도 이혼이나 혼인신고 제도가 좀 허술했던거 같긴합니다.
이렇게 가족법 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위로를 해드리고 싶은데 그 깊은 상처의 마음에 뭐라 말씀드려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아 가족법 제도만 주절주절 수다를 늘어놓네요. 남은 휴일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그런 수 많은 곡절을 지나
지금의 똑순님이 있기까지 애절한 눈물과 헌신, 굳센 사랑을
짐작해봅니다. 그래서 더 많이 행복하시길~, 건강하시구요.
@연하일휘 님~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너무 힘들때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만약 그때 다시 살지 않아더라면 하고요.
글 쓰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도 지금이 중요하니까 잘 살았다 생각 해요.
글 쓰면서 그때가 떠올라 눈물이 났습니다.
왜 잊어지지 않는지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너 언니 아니었으면 못 태어났어."
어릴 적부터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제가 태어나기 이전,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려 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어린 언니는 증조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언니가 엄마 얼굴을 볼 때마다 울며 붙잡아서- 그래서 이혼을 포기하셨다고 해요. 사실 저희 아버지는 저희가 자라며 난리(?)를 쳤기에 그나마 유해지신거지, 어릴 적에는....ㅎㅎㅎ
그런데....사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냥 그때 이혼을 했다면. 그래서 나를 낳지 않았다면, 아버지와 다시 살기 시작하지 않았다면.....그게 더 어머니는 행복하지 않았을까- 그냥 그런 생각이요. 어릴 적에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제게는 너무 벅찬 존재였기에....ㅎㅎ
사실 이건 정말 이기적인, 내 입장만 생각하는, 부모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못된 생각이지만요. 그래도 힘든 순간순간들이 제게 나쁜 영향만 끼쳤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힘든 일들이 있었기에, 저와 어머니 사이가 더 돈독해졌고. 남매들끼리도 다른 집보다 더 우애가 깊거든요. 이건 정말 자랑입니다ㅎㅎ
쉽지 않은 이야기, 쉽지 않은 비밀. 다시 꺼내시며, 과거의 그 순간이 떠오르셨을 텐데. 똑순이님의 이 아픈 비밀이, 지금의 똑순이님의 어떤 부분을 형성하였을까요. 따뜻하고, 너무나도 좋은 똑순이님인데. 눈물어린 아픔들이 똑순이님을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준 것일까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과거의 아픔에 눈물지을지언정, 조금 더 미소짓고 행복할 일들이 더 많아지시기를. 정말정말 진심으로 바라요.
저는 글을 읽다가 이렇게 힘든 일이 누군지싶었는데..
똑순이님이셨군요!진짜 너무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자식들도 잘 컸고 과거의 일은 과거일뿐..
앞으로는 진짜 꽃길만 걷으시길 바랄께요
아픈 기억이 있으셨네요.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가 중요하니, 현재에도 미래에도 똑순이님은 행복해지실 거예요. 저 역시,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있지만 미래에는 분명 행복해질꺼라는 믿음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현재 부단히 노력중이에요.^^
@똑순이 허리통증은 많이 좋아졌어요^^ 아직 걸을때 통증이 있긴하지만,그래두 매일 조금씩 걷구 있어요ㅎㅎㅎ지금 행복하시다니,저도 기분이 좋네요~앞으로도 건강하시고,늘 행복하세요^^
@슬로우 라이프 님~ 안녕하세요^^
슬라님 응원 힘입어 꼭 행복할께요.
감사합니다♡♡
@목련화 님~ 그럼요.
지금이 중요하죠.
요즘은 남편이 저에게 잘 하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허리는 좀 어때요??
아프지 마세요.제가 마음이 아프거든요.
즐겁고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아무일 없었으면 아저씨도 아프지 않고 신혼때처럼 계속 잘 살 수 있었을텐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 딸들도 다 결혼했고 아저씨께서도 똑순이님 마음을 아시고 힘든 일도 다 지나갔으니까 앞으로는 꽃길만 걸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