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경을 쓰지 않고 핸드폰 화면에 아주아주 작은 글씨도 별 무리 없이 다 읽을 수 있고, 하루 종일 책을 읽어도 눈이 피곤하거나 아프지 않다. 그러나 거실 소파에 앉아 큰 TV 화면에 써진 자막 글씨는 안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읽지 못하는 전형적인 근시다.
내 시력은 국민학교( 초등학교) 다닐 때는 양쪽 다 1.5로 좋았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도 안경을 쓸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볼 정도로 시력에 무관심했다.
안경을 안 쓴 이유는 중학교 때는 부모님께 잘 안 보인다고 말을 안 했던 것 같고, 결혼 전 일을 할 때는 가까운 것은 잘 보이니 그런대로 살만했으며, 결혼 후에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그럭저럭 살던 중 32살 되던 해 어느 날 남편의 한 마디에 안경을 쓰게 됐다.
" 이 좋은 세상, 안경 쓰고 밝게 살소, 왜 그렇게 오만 인상을 다 쓰고 본가 "
이 말을 듣는 순간, 맞아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