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점을 먹고, 양치하다가 갑자기 뭔가가 생각났다. 요즘은 뇌도 나와 함께 노화를 타는지 적지 않으면 금방 휘발된다. 그래서 후다닥 입만 헹구고 와서 쓰는 글이다. 그 생각이란 바로 '솔라시도(남편의 이름이 문시도여서 솔라시도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랑 나랑 왜 친해졌었지?' 이것. 가끔 내가 미쳤었나 싶고, 원인(이유도 아닌, 원인)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는데, 저 깊은 곳에서 쑥 솟아오르듯 생각났다. 남편은 국민학교 때 우리 학교 대표적인 웃기고 바보 같은 캐릭터였다. 늘 웃고 다녀서 애들이 맨날 놀려먹기 좋았고, 나도 기억나는 것이 복도에서 얘를 마주치면 으히히 하고 웃었던 것 같다. 그냥 존재가 개그. 얘한테는 한 살 차이 누나가 있는데, 이 남매가 그림을 무척 잘 그려서 온통 교내외 미술 대회는 다 휩쓸고 다녔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무시는 안 당했었다. 다행인 셈이다.
아, 그래서 왜 얘랑 친해졌냐면... 나중에 서른아홉 살 때 만나서 술 마시다가 갑자기 엄마들 이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