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2/11/29
전반전 

김장이 마무리되고 뒷정리를 한다고 모두가 분주하다. 야외 놀이터로 놀러 나갔던 아이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딸아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슨 일이냐 물으니 손을 내민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다 중간에 멈췄는데 뒤이어 나오던 사촌 언니가 참지 못하고 딸아이를 타 넘다 손을 밟았다고 했다. 아이들은 혼이 날까 일이 커질까 두려웠는지 별일이 아니었다며 괜찮다고 했다. 새끼손가락 관절 부분이 약간 푸르스름한 것이 영 개운하지 않다. 그 부분을 눌러보니 아이는 자지러진다. 

병원에 가 봐야 할 것 같은데 토요일 저녁이라 진료 중인 병원이 없었다. 
저녁을 먹으며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맥주를 몇 잔 마셨다.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보니 대학병원 응급실 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차를 몰고 딸을 데리고 응급실에 갔다. 접수를 하고 대기 중에 간호사가 의심의 눈초리로 우리 부부를 본다.

“아이가 어떻게 다친 건가요? 상해는 아니죠?”
“학교 폭력인가요?” 

참나.. 8살 아이에게 주말에 무슨 학폭이야?;; 어이가 없긴 했지만 성실히 경과를 설명했고 x-ray를 찍었다. 예상대로 새끼손가락의 골절이었다. 반깁스를 하고 다음날 연고지의 정형외과로 가보라고 했다. 친정에 김장을 하러 왔다가 갑자기 딸내미가 깁스를 하는 상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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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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