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에모2] 나이팅게일의 꿈
2023/06/01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들어선 마당은 벌써 한여름 같은 짙은 초록의 기운을 풍긴다. 어제까지 꽃잎을 말아 쥔 봉오리였던 것이 어느새 활짝 피어 아름다움을 뽐내는 장미가 되었다. 곁으로 와보라 손짓을 한다. 분홍 물감을 딱 한 방울만 태운 신비한 색의 장미는 독보적인 자태와 향기로 그 이름이 왜 장미인지를 알린다. 코를 갖다 대고 숨을 들이마셔본다.
꽃구경도 잠시 발목까지 자란 잡풀들이 눈에 들어온다. 잔디 사이를 비집고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며 싹을 틔운 풀은 이름이 없다. 땅과 맞닿은 곳을 잡고 힘을 주어 뽑아낸다. 힘 조절에 실패를 한 것인지 생각보다 단단하게 뿌리를 박고 있었던 것인지 손아귀엔 줄기만 들려있다. 호미를 가져와 뿌리를 캐낸다. 화려한 꽃들 틈에 이토록 깊게 뿌리를 내린 이름 없는 풀은 어떤 비밀을 지녔을까?
한참을 상념에 잠긴다. 전화벨이 울린다.
뭘 하고 있었냐는 선배의 물음에 풀을 뽑고 있었다 대답을 했다. ‘팔자 좋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비아냥이 들려온다. 선배는 간호학도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다. 한때 같은 병원 간호사로 일을 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일상을 주고받다 뜨거운 도마 위에 있는 간호법에 대한 열변을 토한다. 최근에 친구와 선, 후배를 통해 간호법에 대한 변은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들었기에 잠자코 듣고 있었다. 내 반응이 시큰둥하다 느꼈는지 열변이 사그라들고 조용해진다.
“너 이제 다시 일 안 할 거야?”
“몰라요”
전화를 끊고 난 뒤 조금 전 기세는 어디 가고 금세 햇볕에 말라 숨 죽은 잡풀들을 바라보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다.
신경외과 병동 3년 차 간호사였을 때다. 당시 내가 맡은 병실에 경막하 출혈로 뇌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병동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 A가 있었다. 야간 근무로 신규 간호사와 내가 한 팀이었다. 야간 근무는 3교대 근무 중 시간이 가장 길지만 특별한 이벤트나 응급상황만 ...
@빅맥쎄트
제 맘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합평이네요.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 마음 먹었다가도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언젠가 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양립합니다.
정성 가득한 합평 감사합니다^^
@몬스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시군요?ㅜ 아무래도 병원에서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겼던 싸움의 당사자 보다는 몬스님 처럼 감사한 마음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제가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황송한 합평 감사합니다. ^^
@살구꽃
네 ;; 당시 복잡한 심경을 이 글 하나에 모두 담으려고 하다 보니 애매하고 산만한 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박현안 님의 합평을 읽고 뒷 부분을 삭제했어요. 그래서 제목과 살짝 어긋나는 부분도 있네요.^^;;
지금껏 글을 쓰며 글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거나? 재미있거나?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글은 쓰면서도, 쓰고 나서도 내가 이걸 왜 썼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나의 과거와 상처를 구구절절 써나가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전과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ㅠ 제가 지금 살구꽃님께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말씀처럼 갈수록 [얼에모]의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각자의 삶과 고뇌들이 제각기 다른 색깔의 글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벅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합평 감사해요^___^
[합평]
합평으로 콩님의 글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어요. 뭔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맨 끝에 '일부 수정'이 있군요. 처음 글에서 선서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나요. 그걸 빼니 분산을 줄이고 집중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팅게일이란 이름만으로 백의의천사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확 다가옵니다. 초반의 텃밭풍경으로 느슨한 듯, 그러나 어딘가에 복병이 있을 거란 예감으로 뭔가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드디어 나타나는 현장의 숨가쁜 시간들이 펼쳐지고 있네요.
친구중에 간호대를 다니면서 정신병원 혹은 그 외의 병원에서 실습한다고 자기의 학교생활 소식을 낱낱이 전해주는 친구가 있었어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간호사를 하려면 이과계통의 공부를 해야 해서 난 수포자니 간호사는 될 수 없겠구나,, 처음부터 미련을 두지 않았고, 설사 미련이 있었던들 급박한 환자를 대하는 순발력 꽝인 내가,, 아우,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납니다. 친구는 군인을 만나 여러 지역을 옮기다 간호사와 동떨어진 일을 했다가 지금 현재 본업인 간호사일을 하고 있어요. 한때는 응급실에 근무한다며 응급실근무는 대처능력과 판단이 빨라야 한다고 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새삼 친구의 노고가 겹쳤습니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아 한 숨을 돌리는 순간, 환자의 뜻하지 않은 상황과 법적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들, 잠시 공간을 떠났다가 돌아왔지만 다시 가슴졸이며 맞딱뜨려지는 상황들의 묘사는 콩님만의 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네요.
콩님을 비롯해 얼에모의 글을 쓰는 구성원들의 같은 주제 다른 글을 읽다보면 이제 이 얼에모의 에너지를 실감합니다. 마감에 맞춰 글이 하나 둘 떠올라 얼룩소에 안착하는 글, 그 글을 읽는 특별함에 재미와 의미가 더하게 됩니다. ,,, 그래서 콩님은 그 일렁이는 마음을 어디에 안착하실 건가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글 쓰느라 애쓰셨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합평]
잔잔한 마당의 풍경에서 시작한 글은 화려한 장미에서 끈질긴 잡풀로, 그리고 선배의 전화와 3년전의 일로 이어집니다. 잔잔하고 고요한 풍경에서 긴박한 응급상황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얼핏 부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잡풀이라는 매개로 이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비밀에 대한 글쓴이의 현재 인식의 세계로 독자를 끌고갑니다.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던 긴박한 상황의 공포와 사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이것이 계기가 된 퇴직, 이후로도 계속해서 이어진 상처만 남은 고소. 상처의 근원이 뭔지도 잊은채 상처 그 자체가 상처가 되어버린 나이팅 게일의 꿈. 이런 글쓴이의 인식이 이름 없는 잡풀에 대비되며 글의 질감을 자아냅니다. 탁월한 도입과 소재를 활용한 글의 전개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큰 수술을 받고 약 2주간 병원에 입원해 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두번 얼굴을 본 의사분들 보다도 쉴새없이 상태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해주던 간호사분들이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간호사분들이 상처를 소독해 주시고 진통제를 가져와 링거에 넣어주면 아 이제 살았다 하는 생각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수술이 잘 끝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이유를 찾으려고 하다보면 아마도 그 끝은 병원, 그리고 의사, 간호사를 향할지도 모르겠죠. 그런데 현장의 그 마음들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쉽게 그런 말을 꺼내기 힘들겁니다. 정말로 사람을 살려주려는 도와주려는 마음들을 느꼈다면 말이죠. 물론 몇몇 부주의하거나 무책임한 케이스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 경험한 그 날의 기억에서 콩사탕님을 비롯한 담당자들의 대처에서 그런 모습을 보긴 힘들었습니다.
일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일렁이신다면, 가볍게 응답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콩사탕나무
합평 :
이 글은 일을 다시 하지 않겠냐는 지인의 질문, 간호사 시절 아픈 상처의 기억과 좋았던 기억, 스스로에게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를 묻는 것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은 이슈가 되고 있는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글에서 한 개인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제 3자에 의한 일반적인 내용이 아닌, 실무자가 들려주는 실감나는 이야기는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줌으로서 강한 공감과 설득력을 갖게 만든다는 부분이었다.
간호사는 최선을 다했고, 환자의 상태는 나빠졌고, 당사자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삶이 이어졌다. 3년이 지나도록 진행되었던 법적 공방의 결과는 환자와 보호자, 병원 관계자 모두에게 상처만을 남겨주었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의 한 사례가 아닌,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의 무게를 드러냄과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겨준다.
대한민국의 가장 똑똑한 청년들의 1픽은 의사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의사라는 타이틀이 갖는 신분과 위치는 무척 견고하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높은 급여의 크기를 통해, 누가 권하지 않아도 너도 나도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글을 읽으며 매일같이 죽음을 경험할 수 있는 의사라는 삶을 단순히 정의하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야간 응급진료 사건과 법적 공방 과정을 통해서, 간호사라는 한 사람의 마음과 삶이 얼만큼 무너질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낀다. 4천자가 넘는 분량이지만, 한 호흡에 읽히는 글은 깔끔하게 잘 정돈된 느낌이다. 하지만 잘 읽히는 글과는 달리, 글을 쓰면서 신경외과 병동 3년차 간호사를 마주하는 글쓴이의 마음은 결코 차분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제는 떠오르지 않던 얼굴과 기억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던 느낌들이 지금도 여전히 눈 앞에 생생하게 보여지고 있지는 않았을까.
길고 아팠던 사건의 전개 이후 휴직과 사직으로 아주 짧막하게 이어지는 제2의 인생으로 전환되며 글은 마무리 된다. 전체적인 정서, 분량을 통해서 볼 때 간호사라는 삶에 대한 글쓴이의 기억은 좋았던 것보다는 아프고 괴로운 시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지인의 물음에 대한 소극적인 답변, 확신 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마지막 질문을 보면서, 콩사탕나무는 아마도 다시는 간호사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의 제목에 다시 한 번 눈길이 간다. '나이팅게일의 꿈'이라는 제목은, 어쩌면 아직도 간호사의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그녀의 의지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https://alook.so/posts/E7t32z3
@아멜리
정성 가득한 합평 감사합니다^^
글을 쓰고 나서 합평을 읽으면 기분이 참 묘하더라고요. 제가 몰랐던 내 글 속의 의미들을 꺼내주고 글 너머의 것들을 분석(?)해 주며 감상을 나누는 행위가 짜릿하다고 해야할까요? 제가 어휘가 부족해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짚어주신 부분도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합평]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였을텐데 다시 그 순간을 들여다보고 글로 나눠주셔서 고마워요. 이 글을 쓰시면서 많이 애쓰셨을 것 같아요.
현재에서 과거로 이어지고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돌아오는 전개가 독자를 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인것 같아요.
특히나 봄꽃의 따스함에서 시작되어 병원이라는 모든 것이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차가운 느낌의 공간으로 이어지니 시공간 변화가 훨씬 감각적으로 느껴지고요.
상황을 묘사하는 능력도 탁월하시고 문장에 군더더기도 없어서 글이 주는 호흡 그대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어요.
제목이 '나이팅게일의 꿈'인 만큼 마지막 문장에서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로 마무리하기 보다 '어릴 적 꿈인 나이팅게일이 다시 될 수 있을까' 정도로 제목과 연결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 해보아요.
들추어보기 힘드셨을 시간을 나눠 주셔서 고마워요:)
오 그게 좀 더 깔끔할 것 같아요!
간호법에 복잡한 심정이신 게 글에서도 많이 느껴졌어요. 멀리서 지켜보는 입장도 그런데 현장에 계셨던 분이니 얼마나 더 크게 느끼실까요 ㅜㅜ 분명 의미있는 시도였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의미가 정말 있어지려면 글이 만자가 돼야 해서 ㅋㅋㅋ 글이 참 어렵네요;;;
제 코멘트를 의미 있게 들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멋진 콩사탕나무님!!
@박현안
나이팅게일 선서 문단 전에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나았을까요?
간호법에 대한 심정이 복잡하여 생각이 많았어요. 제가 생각해도 이도 저도 아니게 언급하고 두루뭉실하게 끝마친 것 같았습니다. 마무리는 언제나 어렵네요. ㅜㅜ
평생 다시 꺼낼 일 없을 줄 알았던 사연을 꺼냈다는 자체에 제가 그래도 이 상처가 조금 무뎌졌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합평 감사합니다^_^
[합평]
정원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한 통의 전화를 계기로, 무척 자연스럽게 비밀처럼 숨겨왔던 사연과 연결되어 나아갑니다. 글을 읽으면서 무척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간호사 일을 하다 호주로 가신 건 알았지만, 그 사이 이런 일이 숨겨져 있는지는 차마 몰랐네요. 언급하는 게 오히려 상처를 건드리는 일이라, 언급 자체가 꺼려지는 일이 있죠. 제게도 그런 일이 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이 사연이 어쩌면 그런 상처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로 모든 겹겹의 사연을 다 쓰신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라도 털어놓음으로써 조금이라도 상처가 아무셨길 간절히 바랍니다.
사건을 전개하는데 워낙 탁월하셔서, 특히 이번 글은 사건이 주가 되는 글이기에 나무랄 데 없이 매끄러운 필력에 감탄하며 읽었어요. 정원 이야기, 통화 내용, 사건의 전말, 그 후의 이야기, 현재의 생각까지. 사실 글을 앞에서 매끄럽게 전개했더라도, 가장 어려운 건 마무리더라고요. 이 글을 어떻게 끝맺음 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 것인가. 어떤 문장이 마지막 문장으로 적합할까 등.
마무리 부분에서 많이 고민하신 흔적이 보여요. 사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더 어려워지는 게 마무리인 것 같아요. 마치 여운을 남기듯 슬쩍 발을 빼는 게 오히려 나을 때도 있고요. 마무리를 고민하는 분들께 제가 보통 해드리는 조언은, 특별한 무언가를 시도하기보다 전에 쓴 내용들을 아우르는 문장으로 끝을 내는 게 더 낫다고 말해요.
간호법에 대한 이야기를 초반에 언급하고 후반에도 다시 하셨는데, 이게 발만 담갔다 뺀 느낌이 좀 들거든요. 정면으로 법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부분, 저자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문장들은 없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이 법안 관련한 건 제외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초반에 통화 내용으로만 두고, 마지막은 법안을 떠나 개인의 사연 마무리로만 가는 게 더 깔끔하지 않을까.
저보다 훨씬 법안이나, 현장의 상황을 더 잘 아시기에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주제인지도 모르겠어요. ㅜㅜ 그냥 글만 보자면 불충분한 것 같아 이런 이야기를 더해봅니다. 참 글이 어려워요 쓸수록...;; 열심히 쓰고 사유하다 보면 또 좀 나아지겠죠;; 늘 응원합니다.
글은 둘째 치고 이 사연으로부터 훨훨 날아가시길 진심으로 간절히 빕니다.
@클레이 곽 님의 죽음의 문턱에서 응급처치를 해주신 간호사분께 제가 다 고맙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 힘들지만 보람 또한 큰 일이니까요.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다시 생사의 현장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그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미래를 꿈 꿉니다.
너무 긴 글이라ㅜ 민폐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읽고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_^
주말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박현안
정신이 왜 피폐하셨나요?ㅜ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모르겠어요. 어쩌자고 이런 일들을 꺼내고 이곳에 쓰게 되었을까요? ㅜ
앞으로 남은 글감들은 더 더 걱정입니다. ㅜㅜ
건강 챙기셔요^^
@연하일휘
간호사 친구들이 많으시군요.ㅜ
무수한 죽음을 바라보며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료인들은 정작 법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조차 없습니다. ㅜㅜ
맞아요. 저도 제 가족이 입원했을 때 속터지거나 기본도 안된 간호사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능숙하고 훌륭한 이들이 있는 반면 미숙하고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요.ㅜ
'비밀' 이라는 주제에 어울릴만한 사연이 전혀 없다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랫동안 꽁꽁 숨겨 놓았던 과거를 끄집어내고 말았어요. 홀가분하기도 하고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많이 아프지 않습니다.^^
정성스러운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셔요^_^
@클레이 곽 님의 죽음의 문턱에서 응급처치를 해주신 간호사분께 제가 다 고맙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제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 힘들지만 보람 또한 큰 일이니까요.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다시 생사의 현장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그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미래를 꿈 꿉니다.
너무 긴 글이라ㅜ 민폐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읽고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_^
주말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박현안
정신이 왜 피폐하셨나요?ㅜ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모르겠어요. 어쩌자고 이런 일들을 꺼내고 이곳에 쓰게 되었을까요? ㅜ
앞으로 남은 글감들은 더 더 걱정입니다. ㅜㅜ
건강 챙기셔요^^
@연하일휘
간호사 친구들이 많으시군요.ㅜ
무수한 죽음을 바라보며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료인들은 정작 법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조차 없습니다. ㅜㅜ
맞아요. 저도 제 가족이 입원했을 때 속터지거나 기본도 안된 간호사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능숙하고 훌륭한 이들이 있는 반면 미숙하고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니까요.ㅜ
'비밀' 이라는 주제에 어울릴만한 사연이 전혀 없다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랫동안 꽁꽁 숨겨 놓았던 과거를 끄집어내고 말았어요. 홀가분하기도 하고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많이 아프지 않습니다.^^
정성스러운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셔요^_^
@빅맥쎄트
우리 손잡고 그만 나가 떨어질까요?!! ㅎㅎ
@50대 가장
너무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쓰고 나니 후련하기도 하고 옛 생각에 조금 힘들기도 한 밤이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자몽
너무 복잡한 사연이라 어찌 풀어갈까했는데 어찌어찌 써냈네요.. ^^ 짐까지 쓴 글 중 젤 기네요 ㅋㅋㅋ
정해둔 시간에 들어오는 것 노력중인데 힘드네요 ^_^;;
골반 쪽은 또 왜 ㅠㅠ
병원 잘 다녀오세요. 통증이 줄었음 좋겠네요. 주말인데 ㅜ
좋은 하루 보내요^_^
@JACK alooker
감사합니다^^ 불금 잘 보내셔요!!
@빅맥쎄트
제 맘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합평이네요.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 마음 먹었다가도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언젠가 하게 되지 않을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양립합니다.
정성 가득한 합평 감사합니다^^
@몬스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시군요?ㅜ 아무래도 병원에서 환자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남겼던 싸움의 당사자 보다는 몬스님 처럼 감사한 마음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제가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황송한 합평 감사합니다. ^^
@살구꽃
네 ;; 당시 복잡한 심경을 이 글 하나에 모두 담으려고 하다 보니 애매하고 산만한 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박현안 님의 합평을 읽고 뒷 부분을 삭제했어요. 그래서 제목과 살짝 어긋나는 부분도 있네요.^^;;
지금껏 글을 쓰며 글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거나? 재미있거나?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글은 쓰면서도, 쓰고 나서도 내가 이걸 왜 썼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나의 과거와 상처를 구구절절 써나가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전과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ㅠ 제가 지금 살구꽃님께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말씀처럼 갈수록 [얼에모]의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각자의 삶과 고뇌들이 제각기 다른 색깔의 글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벅차다는 생각이 듭니다.
합평 감사해요^___^
[합평]
합평으로 콩님의 글을 다시 한 번 읽게 되었어요. 뭔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맨 끝에 '일부 수정'이 있군요. 처음 글에서 선서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나요. 그걸 빼니 분산을 줄이고 집중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팅게일이란 이름만으로 백의의천사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확 다가옵니다. 초반의 텃밭풍경으로 느슨한 듯, 그러나 어딘가에 복병이 있을 거란 예감으로 뭔가를 기다리는 독자에게 드디어 나타나는 현장의 숨가쁜 시간들이 펼쳐지고 있네요.
친구중에 간호대를 다니면서 정신병원 혹은 그 외의 병원에서 실습한다고 자기의 학교생활 소식을 낱낱이 전해주는 친구가 있었어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간호사를 하려면 이과계통의 공부를 해야 해서 난 수포자니 간호사는 될 수 없겠구나,, 처음부터 미련을 두지 않았고, 설사 미련이 있었던들 급박한 환자를 대하는 순발력 꽝인 내가,, 아우, 생각만 해도 식은땀이 납니다. 친구는 군인을 만나 여러 지역을 옮기다 간호사와 동떨어진 일을 했다가 지금 현재 본업인 간호사일을 하고 있어요. 한때는 응급실에 근무한다며 응급실근무는 대처능력과 판단이 빨라야 한다고 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새삼 친구의 노고가 겹쳤습니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아 한 숨을 돌리는 순간, 환자의 뜻하지 않은 상황과 법적으로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들, 잠시 공간을 떠났다가 돌아왔지만 다시 가슴졸이며 맞딱뜨려지는 상황들의 묘사는 콩님만의 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네요.
콩님을 비롯해 얼에모의 글을 쓰는 구성원들의 같은 주제 다른 글을 읽다보면 이제 이 얼에모의 에너지를 실감합니다. 마감에 맞춰 글이 하나 둘 떠올라 얼룩소에 안착하는 글, 그 글을 읽는 특별함에 재미와 의미가 더하게 됩니다. ,,, 그래서 콩님은 그 일렁이는 마음을 어디에 안착하실 건가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글 쓰느라 애쓰셨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처음 글을 읽고, 다시 찬찬히 읽어봤어요. 간호사인 친구들이 많아요. 이야기를 듣다보면....절로 어깨를 토닥여주고싶어지고. 환자를 떠나보냈다는 죄책감에 일을 그만두기도 하고....보통은 병원에서 보호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그건 간호사의 잘못이 아닌데....
그럼에도 한 편에서는 병원신세를 많이 지며 책임감 없는 간호사들도 만나보았었지만, 그 이상으로 좋은 간호사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세세하게 신경써주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들조차 자기일처럼 살펴봐주고. 아, 정말 이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요. 긴 간병생활에서 좋은 간호사분들을 만났기에,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콩사탕님 혼자서 다 버텨야 할 일이 아니었는데.......글을 읽어내려가며 안타까웠습니다. 정말로요....그 장면을 마주한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힘든 이야기를 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더이상 아픔과 상처로 남은 기억이 아닌, 조금은 무뎌지는. 조금은 희석되는 아픔이 되시기를 바라요.....글 너머로나마 얼마나 좋은 간호사이셨을지, 만났다면 얼마나 고마울 분이셨을지 느껴지기에, 더이상 아프지 않으시기를 바라요.
어제는 제가 좀 정신이 피폐하여 이제야 읽습니다.
3년… 두 글자로 퉁 치기엔 그 사이사이 머릿속을 오고간 상념과 고뇌들이 얼마나 차고 넘칠까요. 비밀 같은 이야기 쓴다고 고생하셨어요. 이제 더는 그 기억이 꺼내기도 힘겨운 기억은 아니길…
@홍지현
토닥토닥 안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맛에 글을 쓰나 봅니다. 쓰지 못할 것 같은 이야기들을 드러내며 한 번 치유받고, 공감과 위로를 통해 상처가 아무는 듯합니다.
핀란드의 의료는 그렇군요? 그러고 보면 업무 이외의 것들 때문에 본연의 것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따뜻한 댓글 너무 감사해요^^
일단 먼저 마음으로 안아서 토닥토닥해 봅시다. 스르르 읽혀서 긴 글이라 느껴지지 않았어요.
핀란드 공립의료는 보건소와 병원으로 나뉘는데, 보건소에 계신 간호사와 의사는 좀 불친절한 경향이 있어요.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는 대체로 친절한데 말이죠. 병원은 응급실을 제외하곤 보건소의 일반의의 referral이 없으면 갈 수 없거든요. 응급실도 referral을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쓸데없는 시달림이 덜해서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건소는 우리 핀란드의 주정뱅이 친구들이 좀 많이 오는 탓에 힘들 수 있거든요.
그냥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불필요한 시달림을 줄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영
으하하핳
그럼 투명함을 써주세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투명함이 진영님의 비밀 ㅎㅎㅎ
@콩사탕나무
워낙 투명한 뇨자라 뭐 비밀이 있어야지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