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그 여자의 재회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7/08
그 남자가 돌아왔다. 햇볕에 제법 그을려 살색이 짙어졌다. 여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잔소리를 하려 입을 열었다 이내 닫았다. 모자도 선글라스도 귀찮아하는 남자가 선크림도 바르지 않고 돌아다녔을 것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했다. 

그들의 딸은 며칠 전 밤새 열이 나던 날 ‘아빠가 보고 싶다’며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보고 싶던 아빠와의 재회에 들떠 아이들은 껌딱지처럼 남자 곁을 떠나지 않는다. 
 
남자는 반쯤 비운 채 가져간 여행 가방에 금쪽같은 새끼들을 위한 젤리와 초콜릿, 아내를 위한 명품 백을 대신한 치약과 로션 등으로 가득 채워 돌아왔다. 

프랑스 시위로 파리 여행이 무산된 남자는 그냥 슈투트가르트 근처를 돌며 맛집을 가고, 가볼 만한 곳 몇 군데를 다녀왔다. 개발자로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 독일에 살고 있는 친구 C를 만났다. 전동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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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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