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출석 부릅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3/05/19


이맘때쯤이면 적적은 병아리를 샀던 것 같아요. 작은 박스에 담긴 병아리들은 삐약 거리며 박스 안에서 계속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죠.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놈 말고 손바닥 위에 올려 위아래로 몇 번 움직여보면 날갯짓으로 균형을 잘 잡고 있고, 계속해서 바닥을 쪼며 물을 잘 마시는 놈 두 마리를 골라 아저씨에게 병아리에게 먹일 좁쌀 한 움큼까지 달라고 하고 병아리를 데리고 집으로 와요.
   
병아리는 대부분 한 마리가 먼저 아프기 시작해요. 자꾸 졸고 행동은 둔해지고 한 달 안으로 다른 한 마리가 따라 죽죠. 어린 적적의 봄은 병아리를 죽였다는 서러움과 미안함으로 봄이 지나갔어요.
   
그래도 가끔 살아남아 중닭 까지 키웠던 놈은 몰라보게 커져서 깃털도 지저분하게 나고 다리도 튼튼해져서 엄마의 화초를 마구 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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