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운명의 결정으로 뻗어나가는 삶의 가지들... 폴 오스터, 《4 3 2 1》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14
폴 오스터의 소설 《4 3 2 1》은 삼대에 걸친 러시아계 유대인, 퍼거슨 가문의 미국 정착기로 시작된다 원래 록펠러라는 라스트 네임을 조언받았으나 이민국 직원의 질문에 ‘이크 호브 파게센 Ikh hob Fargessen’ 잊어버렸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이사크 레지니코프였던는 이제 미국 땅에 이커보드 퍼거슨으로 새롭게 시작한다. 이어 이커보드 퍼거슨은 삼형제인 루와 아널드와 스탠리를 낳았고, 스탠리는 로즈와 결혼하여 아치 퍼거슨을 낳았다. 
 “...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고, 일이 한 가지 방식으로 일어났다고 해서 다른 방식으로 일어날 수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게 다를 수 있었다. 세상은 똑같은 세상이지만, 만일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았더라면 그에게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을 것이다... ” (p.102, 1권)
 하지만 소설은 퍼거슨 가문의 미국 정착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퍼거슨의 미국 도착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아치 퍼거슨이 태어난 이후 하나의 뿌리를 둔 서로 다른 이야기로 줄기를 뻗어나가기 시작한다. 어떤 이야기에서 아치 퍼거슨의 아버지 스탠리 퍼거슨은 죽고, 나머지 이야기에서는 죽지 않고 살아간다. 어떤 이야기에서 퍼거슨 부자는 불화하고, 또다른 이야기에서는 그렇지 않다.
 “... 아버지는 아무 말도 없었고, 이어진 며칠 동안도 계속 아무 말이 없자 퍼거슨은 아버지가 원고를 잊어버린 모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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